해태 갈아만든 배. /문화체육관광부

미국 건강전문 매체 베리웰헬스가 12일(현지 시각) 한국의 배 주스(Korean Pear Juice)를 포함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 음식 12가지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숙취는 신체가 알코올을 대사할 때 생기는 독성 부산물인 아세트알데이드로 인해 발생한다. 몸 전체에 염증을 일으켜 메스꺼움 같은 증상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알코올 자체도 위장계를 자극해 소변을 더 많이 보게 하고 몸에서 전해질을 빠져나가도록 해 가벼운 탈수 증세를 일으킨다고 한다.

매체는 숙취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소개한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물을 많이 마시거나 전해질 음료 등을 마시더라도 숙취 증상이 개선되는 데는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연구들은 탈수가 숙취의 원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매체는 “다만 몇몇 음식은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면서 한국의 배 음료를 포함해 12가지 음식을 소개했다.

먼저 달걀이다. 달걀에는 체내 글루타치온 생성을 돕는 아미노산인 시스테인이 풍부하다. 글루타치온은 체내 알코올 대사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산화 물질이며, 알코올은 체내에 저장된 글루타치온도 고갈시킨다. 달걀을 먹으면 글루타치온 수치를 회복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꼽힌 것은 코코넛 워터다. 칼륨, 나트륨, 마그네슘, 인을 포함한 전해질이 풍부한 코코넛 워터는 손실된 체액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고 한다. 숙취 중 전해질과 수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인데, 매체는 “전해질을 보충한다고 해서 숙취 증상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설명을 재차 덧붙였다.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코코넛 워터. /비타코코

바나나도 숙취를 물리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중간정도 크기의 바나나 1개에는 약 450㎎의 칼륨(일일 권장 섭취량 3500㎎)이 들어 있어서, 음주 후 전해질을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나나가 숙취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뒷받침되지는 않았다고 매체는 단서를 달았다.

콩류는 네 번째로 꼽힌 숙취 해소 음식이다. 콩류에는 알코올을 효과적으로 대사하는 데 필수적인 미네랄인 아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아연은 신체가 알코올을 더 빠르게 대사하는 데 도움이 되고, 아연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면 숙취가 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아보카도는 비타민B 복합체 중 하나인 니아신이 풍부한 음식이다. 중간 크기의 아보카도 1개에는 일일 권장량의 약 25%인 3.5mg의 니아신이 함유돼 있다. 니아신 함량이 높은 식품은 신체가 알코올을 분해하고 숙취의 심각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아스파라거스에는 플라보노이드라는 성분이 있다. 이 성분은 체내 알코올 분해를 돕는 효소의 활동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한다. 또 아스파라거스의 화합물 또한 독성 물질의 영향으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조선일보DB

한국에서도 숙취 해소 식품으로 종종 쓰이는 꿀도 12선 안에 들었다. 매체는 “연구에 따르면 꿀은 체내 알코올 제거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며 “꿀은 신체가 혈중 알코올 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다음으론 망고다. 생쥐를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서 망고가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낮추고 알코올 대사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만 매체는 “이러한 과정이 사람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없지만, 과당과 같은 망고의 대사 산물이 알코올 대사를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항산화 성분이 있는 생강은 알코올 섭취로 인한 간과 폐, 신장의 변화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생강은 또한 소화를 돕고 메스꺼움을 완화하는 효능이 있다. 생강을 그 자체로 먹기 어렵다면, 음식에 생강을 뿌리거나 마시는 음료에 생강을 첨가하는 식으로 섭취할 수 있다.

고구마에는 항염증 성분으로 알려진 비타민A가 풍부하다. 숙취 증상은 염증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고구마를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비타민 A의 하루 섭취 요구량은 성인 기준 500~600㎍인데, 고구마 100g에는 비타민 A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이 2만㎍ 들어 있다.

갈아만든 배. 포장의 ‘배’가 영어권 외국인의 눈에는 ‘IdH’로 보인다고 한다. /해태

한국의 배 주스도 열한 번째로 꼽혔다. 매체는 “한국 배 주스는 숙취에 대한 대체 요법”이라며 “배 주스가 숙취 증상의 심각성을 크게 줄이고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낮춘다는 소규모 연구에 의해 그 효과가 뒷받침됐다”고 소개했다. 배즙을 섭취한 뒤 집중력 장애, 기억력 장애 등 숙취 증상이 개선됐다는 몇몇 임상 결과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산 배 주스’에 대한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연구 결과가 이미 나와 있다. “한국산 배 주스는 알코올 신진대사를 촉진해 혈중 알코올 농도를 20% 감소시킨다”는 분석이다. “서양 배와 일본 원산지인 나시 배보다 훨씬 뛰어난 숙취 해소 효능(hangover-relieving effect)을 보인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선정된 식품은 육류다. 육류에는 미네랄 아연, 니아신,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이런 영양소는 신체가 알코올을 대사하는 속도를 높여서 숙취 증상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