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티켓값을) 그렇게 올리면 나라도 안 간다”(배우 최민식), “당신이 극장 세워서 싸게 사업하라”(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최근 배우 최민식의 발언에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가 소셜미디어로 반박하면서 영화 티켓값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영화 티켓값은 2019년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주말 2D 기준)으로 뛰었다. 실제 관객이 지불하는 1인당 평균 관람료는 올해 상반기(1~6월) 1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1만원 이하는 지난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 상반기 1인당 평균 관람료는 9698원이다.

평균 관람료 하락은 극장에서 각종 통신사 제휴 할인을 실시하고, 가격 인상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챙긴 결과다. 아이맥스와 4DX 등 특수상영관 매출이 감소한 요인도 있다. 올 상반기 특수상영관 매출은 38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2% 줄었다. 티켓값 상승만이 극장 부진의 원인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체재로 자리 잡은 OTT나 다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제칠 만한 경쟁력이 부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코로나 이후 ‘아바타: 물의 길’은 2만원 넘는 비싼 특수관 위주로 상영됐는데도 천만 영화가 됐다”며 “관객은 ‘비싸도 볼 만한 영화’라고 판단하면 본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철원

올여름 극장가는 400만 관객을 돌파한 조정석 주연의 ‘파일럿’을 제외하곤 뚜렷한 흥행작을 보기 어렵다. 기대했던 광복절 특수가 실패하자 10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하는 할인 행사까지 나왔다. CGV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컬처데이’(‘문화가 있는 날’) 행사를 ‘컬처위크’로 확대해 실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2014년 ‘문화가 있는 날’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내주 월요일부터 목요일(26~29일) 오후 5~9시에 2D 영화를 7000원에 볼 수 있다. CGV 관계자는 “광복절 흥행이 부진해 배급사 협의를 거쳐 실시하게 됐다”며 “최민식 배우의 발언 때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