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영화는 전체 시장 매출이 주춤한 가운데에도 관객, 매출, 점유율이 모두 늘어나며 선전했다. 배우 김고은이 주연한 ‘파묘’는 1191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쇼박스
지난해 한국 영화는 전체 시장 매출이 주춤한 가운데에도 관객, 매출, 점유율이 모두 늘어나며 선전했다. 배우 김고은이 주연한 ‘파묘’는 1191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쇼박스

지난해 국내 영화관 관객은 4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시장이 주춤한 중에도 한국영화는 관객과 점유율, 매출액 등이 모두 증가하며 선전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 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영화관 누적 관객은 1억2313만명으로 직전 해에 비해 1.6%(201만명) 줄었다. 연간 영화 관객은 코로나를 거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다 지난해 들어 주춤한 추세다. 최근 5년간 연간 관객은 5952만명(2020)→6053만명(2021)→1억1281만명(2022)→1억2514만명(2023)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관객은 코로나 이전인 2017~2019년에 비하면 56% 수준이다.

그래픽=이진영
그래픽=이진영

지난해 관객 감소에는 여름 성수기의 흥행 대작 부재가 영향을 끼쳤다. 연초에는 ‘파묘’(1191만명) ‘범죄도시4′(1150만명) 등 천만영화 두 편이 관객을 모았고, 추석 대목에는 ‘베테랑2′(753만명)가 흥행을 견인했다. 이에 비해 여름 시장은 ‘파일럿’(472만명)의 중급 흥행에 그쳤다.

전체 관객뿐 아니라 매출도 줄었다. 지난해 총매출은 1조1945억원으로 직전 해보다 5.3%(669억원) 감소했다. 관객 수보다 매출액 감소 폭이 더 큰 것은 아이맥스관 등 티켓이 비싼 특수관 매출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진위는 “주로 특수관에서 장기 상영되는 해외 대작이 2023년에 비해 적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실제 관람 요금이 감소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국영화는 지난해 누적 관객 7147만명으로 직전 해보다 17.6%(1072만명) 늘었다. 한국영화 점유율도 전체 영화 중 58%로 9.5%포인트 상승했다. 한국 영화 매출액 역시 6910억원으로 15.5%(925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흥행작 10위 내에 한국 영화가 7편이나 차지한 결과다.

외화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매출액 300억원이나 관객 300만명을 넘긴 외국 영화는 ‘인사이드 아웃2′(880만명), ‘웡카’(353만명), ‘모아나2′(337만명) 등 3편에 머물렀다.

지난해 독립·예술영화 중 흥행 1위는 다큐멘터리 ‘건국전쟁’(117만명)이었다. 2위인 재개봉작 ‘남은 인생 10년’(43만명)의 3배에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