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달 만에 다시 관객을 맞는 영국 내셔널 시어터 1인극 '잉글랜드의 죽음 : 델로이'의 주연 배우 마이클 벌로건. /내셔널 시어터 홈페이지

영국 국립극장 ‘내셔널 시어터’가 다시 문을 열고 관객을 맞는다. 코로나 사태로 문을 닫은 지난 3월 14일 이후 220여 일, 약 7개월 만이다. 영국 정부는 그간 극장들과 협력해 거리 두기 좌석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극장 문을 여는 실험을 통해 공연 산업의 정상화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세계 공연의 중심인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와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가 코로나 사태로 사실상 셧다운된 상황에서, 런던 내셔널 시어터 공연의 성공적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첫 공연을 올리는 작품은 1인극 ‘잉글랜드의 죽음 : 델로이’(Death of England : Delroy). 내셔널 시어터는 재개관을 위해 1150석 규모인 올리비에 극장 객석을 리모델링했고, 회차당 500명 미만의 관객만 관람토록 했다. 객석은 동행 3~4명까지만 함께 앉을 수 있도록 하는 유연한 형태의 거리 두기 좌석제로 운영한다.

21일 다시 문을 열고 코로나 사태 이후 첫 공연을 올리는 영국 내셔널 시어터의 새로운 객석 배치 그림. /내셔널 시어터 홈페이지

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역 배우(언더스터디)가 주역과 따로 연습하도록 했다. 모든 티켓은 예약으로만 판매되며, 공연장 도착 시각도 더 엄격히 제한된다. 공연장과 객석 소독, 극장 내 철저한 마스크 착용 등 정부 지침에 따른 방역 조치도 함께 시행된다.

러퍼스 노리스 극장장은 영국 BBC방송에 “라이브 무대 공연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새로운 조치를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 가능한 한 많은 관객에게 라이브 공연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