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은 ‘4월은 너의 거짓말’의 천재 피아니스트 소년 ‘아리마 코세이’ 역 김희재와 애니메이션 속 ‘코세이’. 오른쪽은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의 남장 여자 군인 ‘오스칼’ 캐릭터와 뮤지컬 배역을 맡은 옥주현. /그래픽=백형선, 사진=EMK뮤지컬컴퍼니·A-1픽처스·슈에이샤

여름 시즌은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찾는 공연 시장 최성수기. 올해는 국내에도 강력한 팬덤을 가진 일본 만화 원작의 대극장 뮤지컬 두 편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원작을 보고 기대감을 키운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공연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된다. 두 뮤지컬은 마치 만화책 책장을 찢고 현실 세계로 걸어나온 듯, 원작 만화 주인공과 출연 배우들의 높은 ‘싱크로율’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4월은 너의 거짓말’ 코세이 역 김희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지난달 28일 개막한 ‘4월은 너의 거짓말’은 5월 중순 티켓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단숨에 예매 1위에 오를 만큼 큰 기대를 받았다. 일본에서 2013년 고단샤 만화상 소년 부문상을 받은 아라카와 나오시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그래픽=백형선

빈틈없이 정확한 연주로 ‘메트로놈’이란 별명을 얻으며 주니어 콩쿠르를 휩쓸었던 천재 피아니스트 소년 ‘아리마 코세이’(김희재·이홍기·윤소호)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생긴 트라우마로 피아노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다. 활기찬 바이올리니스트 소녀 ‘미야조노 카오리’(이봄소리·케이·정지소)를 만나며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특히 아리마 역의 김희재가 뿔테안경을 쓴 소심하고 착한 소년의 이미지를 잘 소화한다는 평. 첫 대극장 뮤지컬 ‘모차르트!’에 이어 두 번째 출연작으로, 노래와 연기도 한 걸음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봄 벚꽃이 흩날리며 시작해 겨울 첫눈이 내리며 끝나는 전형적인 학원 로맨스 장르인데도 탄탄한 이야기와 감성적 전개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킬 앤 하이드’ ‘웃는 남자’ ‘드라큘라’ 등 메가 히트 뮤지컬의 음악을 만든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만든 노래들이 달콤하게 귀에 착착 감긴다. 카오리의 솔로 ‘퍼펙트’, 앙상블 곡 ‘컬러풀하게 빛나며’ 등은 커튼콜 뒤에도 계속 귓가에 맴돈다.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내달 25일까지, 7만~15만원.

◇‘베르사유의 장미’의 오스칼 역 옥주현

16일 개막하는 ‘베르사유의 장미’는 1972년 연재 이후 누적 2000만부가 판매된 일본 작가 이케다 리요코의 동명 만화가 원작인 국내 창작 뮤지컬이다.

주인공 ‘오스칼 프랑소와 드 자르제’(옥주현·김지우·정유지)는 요즘 유행하는 ‘걸 크러시’의 원조격. 왕실을 호위하는 자르제 백작 가문의 막내딸이지만 남장 군인으로 성장해, 왕실 근위대 장교가 되어 앙투아네트를 호위하는 인물이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공개된 사진과 영상들 속에선 특히 ‘오스칼’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옥주현이 높은 ‘싱크로율’로 화제를 뿌렸다.

뮤지컬 ‘벤허’를 만든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 콤비의 작품. 1993년 TV 애니메이션이 국내에서 방영됐을 땐 최고 시청률 28%를 기록했을 만큼 원작과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대단했다. 일본에서도 1974년부터 2014년까지 일본 다카라즈카 극단이 만든 뮤지컬 공연이 관객 5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했다. 원작 만화가는 프랑스 문화를 세계에 알린 공로로 2009년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수훈했다.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이달 16일부터 10월 13일까지, 8만~17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