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쌍계총림 방장 고산(88) 스님이 23일 오전 8시 46분 입적(入寂)했다.
1933년 경남 울주(현 울산광역시)에서 태어난 스님은 1945년 출가해 3년 후 동산 스님을 은사로 계를 받았다. 참선과 경전 공부, 계율 등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스님으로 꼽힌다. 1950년대부터 해인사·청암사 등 전국 선원에서 참선수행했으며 청암사 승가대학 등에서 후학을 길러낸 강백(講伯·뛰어난 강사)이었다. 동산·석암 스님을 잇는 율사로 평소 “계율은 집으로 치면 기초 공사 같은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특히 1975년 쌍계사 주지로 부임해 주요 전각을 새로 짓다시피 하면서 이곳을 전통 차(茶)의 고향으로 일궜다. 조계종 총무원장,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등을 지냈다. 2012년 쌍계사가 선원·강원·율원 등을 갖춘 종합수도원 총림(叢林)으로 지정되면서 초대 방장이 된 후에도 농사일을 놓지 않고 농사와 참선을 직접 지도했다. 스님은 ‘봄이 오니 만상이 약동하고/가을이 오니 거두어 다음을 기약하네/내 평생 인사가 꿈만 같은데/오늘 아침 거두어 고향으로 돌아가네’라는 임종게를 남겼다. 장례와 다비는 오는 27일 오전 10시 경남 하동 쌍계사에서 조계종 종단장으로 엄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