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단체인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 회장 최이우 목사)는 북한에 7~8년째 억류된 한국인 선교사 송환을 위한 기도 운동을 벌인다. 최기식, 박명수, 최이우, 김윤태, 허문영씨 등 한복협 성명 기초위원들이 9일 억류된 선교사 세 명의 사진을 들고 있다. /고운호 기자

한국 개신교계가 북한에 7~8년째 억류 중인 선교사 송환 운동에 나선다. 보수적 개신교 단체인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회장 최이우 목사)는 11일 서울 성수동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담임목사)에서 열리는 월례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송환 운동에 나선다.

현재 북한에는 김정욱(58)·김국기(68)·최춘길(63) 선교사가 억류돼있다. 이들은 단둥 등 북·중 접경 지역에서 탈북민 쉼터와 북한에 농기계 등을 지원하는 일을 하다가 북한 당국에 2013~2014년 체포돼 ‘무기노동교화형’을 받고 억류 중이다. 억류 초반엔 재판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얼굴이 공개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생사조차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한국 국적 선교사들과 달리 미국·캐나다 국적 한국인 선교사들은 각국의 노력으로 풀려났다. 미국 국적 선교사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는 2012년 북한에 체포돼 735일 동안 억류됐다 풀려났으며, 캐나다 국적의 임현수 목사는 2015년 북한에 체포돼 31개월 동안 노동교화형으로 억류됐다가 풀려난 바 있다. 또 2018년엔 당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김동철·김상덕·김학송씨 등 1~2년씩 억류돼있던 미국 국적 한국인을 석방시켜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한복협은 미리 배포한 성명에서 “이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영육(靈肉) 간에 어려움에 처한 북한 동포들을 돕는 일을 하다 체포되어 오늘까지 구금되어 있다”며 “우리는 이 선교사 세 분이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가족과 교회와 조국의 품으로 속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밝혔다. 한복협은 북한 당국, 우리 정부 그리고 한국 교회에 이들의 송환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북한 당국에 대해서는 “이들의 생사 여부와 근황을 공개하고, 가족과의 서신 교환 및 한국 교회 대표단과의 면회를 허용하며, 무엇보다도 조속한 시일 안에 석방하여 줄 것을 간절히 요청한다”며 “북한 당국이 장기 억류 선교사들을 석방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개선하고, 북한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 및 협력을 위해서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정부에 대해서는 “국가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 제10조의 명령에 따라 이들을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 정부가 올해 꼭 풀어야 할 과제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복협은 선교사 송환 운동의 일환으로 300여 회원 교회에 주일인 20일 하루 금식 기도와 주보(週報)에 이 내용을 게재하고 교회 외벽에 ‘북한 억류 선교사들이 평안 가운데 돌아오게 하소서!’ 등을 적은 현수막을 게시하기로 했다. 한복협 회장 최이우 목사는 “세 분 선교사에 대해 늘 빚진 마음이었다”며 “6·25가 발발한 6월을 맞아 한복협을 시작으로 한국 교회 전체로 억류 선교사 송환 기도가 확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발표할 북한 억류 선교사 송환 촉구 성명서.
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발표할 북한 억류 선교사 송환 촉구 성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