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차례 지낸 전북 김제 금산사 조실(祖室) 태공당(太空堂) 월주(月珠·86) 스님이 22일 오전 9시 45분 노환으로 입적했다.
속가(俗家) 성을 붙여 ‘송(宋)월주 스님’으로도 잘 알려진 그는 ‘깨달음의 사회화’를 기치로 한국 현대 불교와 사회복지에 큰 획을 그었다.
1935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19세에 한국 근대 불교의 거목 금오(1896~1968)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스님은, 30대 초반부터 조계종 종무 행정에 참여해 총무원 교무부장, 총무부장, 중앙종회의장을 지냈고 1980년(17대)과 1994년(28대) 총무원장을 지냈다. 교육원, 포교원을 별도로 독립시켰고, 조계종사회복지재단도 설립해 불교에 사회복지 개념을 도입했다.
총무원장을 마친 후에는 ‘깨달음의 사회화’에 매진했다. 경실련, 공선협,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참여했으며 IMF 경제위기 때에는 김수환 추기경, 강원용 목사 등과 함께 ‘금 모으기 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2003년 설립한 지구촌공생회는 아시아·아프리카 저개발 국가의 어려운 이웃을 지원해왔다. 깨끗한 식수가 부족한 캄보디아 등에 판 우물만 2550개에 이른다. 스님은 생전에 “굶는 이에겐 법(法·진리)보다 밥이 먼저”라고 말했다.
그의 상좌(제자)들은 현재 조계종의 중심역할을 맡고 있다. 현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전북 남원 실상사 회주 도법 스님 등이 그의 상좌이다. 국민훈장 무궁화장(2011), 민세상(2010), 만해대상(2012)을 수상했다.
스님의 영결식은 26일 오전 10시 금산사에서 조계종 종단장으로 엄수된다. 분향소는 금산사와 서울 조계사, 봉은사, 도선사, 영화사, 진관사와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에도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