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숨이 턱 막혀오는 듯했다. 이토록 아름다우면서도 살아 숨 쉬는 듯한 불상의 존재라니.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7일 개막해 내년 3월 6일까지 열리는 ‘조선의 승려 장인’ 특별전에서 벽 하나 가득 자리를 잡은 이 작품은 ‘용문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과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사진>이다.

나무로 만든 삼존불(본존불 높이 90㎝) 뒤로 아미타여래, 보살, 제자, 사천왕이 어우러져 극락정토의 환상적인 광경을 보여주는 장대한 목각상(높이 265㎝)이 기품 있는 금빛을 발한다. 이미 1989년에 보물로 지정됐으나 직접 본 사람이 드물던 이 명품이 1684년(숙종 10년) 제작된 지 337년 만에 처음으로 경북 예천 용문사 밖으로 나왔다.

불상의 제작자는 17세기 중엽부터 18세기 초까지 활동한 조각승 단응(端應) 등 9명. 단응은 지금까지 파악된 조선 후기의 조각승 1000여 명과 화승(畵僧) 2400여 명 중 이름이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이 전시는 지금까지 덜 주목받았던 조선 후기의 수준 높은 불교미술 145건과 그 제작자를 재조명한다. 화승 의겸의 ‘해인사 영산회상도’(1729), 화승 화련의 ‘송광사 화엄경변상도’(1770)도 첫 서울 나들이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