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승(禪僧)이자 평화 운동가인 틱낫한(95) 스님이 지난 22일 입적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틱낫한 스님은 22일 베트남 중부 도시 후에의 뚜 히에우 사원에서 눈을 감았다. 틱낫한 스님은 달라이 라마와 함께 서구인들에게 불교의 가르침을 널리 알린 대표적인 수행자로 꼽힌다.
그는 1960년대 반전 운동에 참여했다가 베트남 정부에 의해 추방됐다. 프랑스에 명상공동체 플럼 빌리지를 세우는 등 서구에 선불교 교리를 전파하면서, 부처님의 말씀을 사회 개혁에 적용하는 참여불교 운동을 펼쳤다. 마틴 루서 킹 목사를 만나 베트남전 반대 목소리를 내도록 이끌기도 했다. 킹 목사는 1967년 노벨 평화상 후보로 틱낫한 스님을 추천하기도 했다.
스님은 ‘죽음’이라는 개념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탄생과 죽음은 오직 관념일 뿐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저서 ‘죽음이 없으면 두려움도 없다(No Death, No Fear)’에서 설파했다. 2014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말을 할 수 없게 되자 2018년 베트남 후에로 돌아와 10대 때 수련자로서의 삶을 시작한 곳인 뚜 히에우 사원에서 여생을 보냈다. 100여 권의 책을 냈으며 국내에도 ‘화’, ‘기도’, ‘힘’ 등 여러 저서가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