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매에 나왔다가 유찰된 간송미술관 소장 국보 ‘금동삼존불감’(옛 번호 73호)을 매입한 외국계 암호화폐 투자자 모임이 이 불감을 한화 25억원에 매입했다고 공개했다. 경매 시작가였던 28억원보다 3억원 낮은 금액이다.
16일 외국계 투자자 모임인 헤리티지 다오(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가 공개한 인터넷 사이트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2월 21일 제반 비용을 포함해서 한화 25억원에 (한국) 국보 73호를 매입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구매자는 국립중앙박물관 또는 간송미술관(간송미술재단 포함)을 관리인으로 할 의향서를 제출했다’ ‘K옥션에 구매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함께 경매에 나왔던 국보인)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은 간송미술관으로 다시 귀속되었고, 금동삼존불감의 경우는 헤리티지 다오가 케이옥션을 통해 구매한 후 간송미술문화재단에 기탁했다”며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금동삼존불감이 본래 있던 간송미술관에서 영구히 보존되면서, 전시 등에 활발히 활용될 수 있도록 영구기탁하고 소유권의 51% 지분을 아무 조건 없이 간송미술문화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국 사상 처음으로 경매에 나왔던 국보 두 점은 그대로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게 되며, 두 점 중에서 한 점의 ‘지분’ 49%만 헤리티지 다오 측에 넘기게 된 셈이다. 헤리티지 다오 참여자로 이번 계약을 주도한 재미교포 김경남 크레용(다오 플랫폼) 대표는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56명이 일주일 만에 900이더리움(EHT·암호화폐의 한 종류)을 모았고 당시 가격 32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 “문화재를 취득하려면 법인이 필요해 내가 대표인 ‘볼트랩스’라는 싱가포르 법인 이름으로 계약했다”고 했다.
하지만 문화재계에선 “한 문화재의 지분을 나눠 갖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이고, 기증 절차 역시 투명하지 않다”며 의구심을 갖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