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성직자성(省) 장관 유흥식 라자로(71) 대주교가 29일 추기경에 임명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시각 정오(한국 시각 오후 8시) 유 대주교를 비롯한 새 추기경 21명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유 대주교는 한국 천주교 역사상 김수환(1922~2009)·정진석(1931~2021)·염수정(79) 추기경에 이어 네 번째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새 추기경들의 서임식은 8월 27일 바티칸에서 열릴 예정이다.
유 대주교는 작년 6월 한국 천주교 사제로는 처음으로 교황청 장관에 임명됐다. 당시 대전교구장 주교였던 유 대주교는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임명과 동시에 ‘대주교’로 승품됐다. 성직자성은 성직자 양성과 사목 활동을 지원하는 부서다. 유 대주교는 작년 7월 말 대전교구장을 사임했으며 바티칸에서 장관직을 수행 중이다. 교황청 장관은 통상 추기경이 맡는다. 이 때문에 유 대주교는 장관 발탁 당시부터 추기경 임명이 확실시돼 왔다.
충남 논산 출신으로 1979년 사제품을 받은 유 대주교는 로마 라테라노대학에서 교의신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전가톨릭대 총장을 지냈으며 2005년부터 대전교구장을 맡아왔고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교황청 인사들과도 긴밀히 소통해왔다.
만 80세 미만의 추기경은 교황 유고(有故) 때 열리는 콘클라베(Conclave·교황 선출 회의)에서 투표권을 갖는다. 유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으로 한국 천주교는 올해 8월 이후에는 교황 선출권을 가진 추기경이 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추기경은 유 대주교를 비롯해 프랑스, 나이지리아, 브라질, 인도, 미국, 동티모르, 이탈리아, 가나, 싱가포르, 파라과이 등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