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도'(왼쪽)와 '신중도'. /문화재청

35년 전 도둑 맞았던 대구 용연사의 ‘독성도(獨聖圖)’와 22년 전 도난당한 전남 구례 천은사 도계암의 ‘신중도(神衆圖)’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문화재청은 이 19세기 불화 두 점을 되찾아 지난달 16일 대한불교조계종에 돌려줬다고 5일 밝혔다.

‘독성도’와 ‘신중도’는 과거 이를 기증 받아 소유하고 있던 태고종 사찰인 부산 백운사와 경남 거제 대원사가 각각 지난해 8월 두 불화를 시·도 지정문화재로 신청했었다. 문화재청이 지정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도난 문화재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두 절의 주지스님들은 이를 알게 되자 “신앙의 대상인 탱화가 지금이라도 환지본처(還地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감)돼야 한다”며 조계종 측에 기증 의사를 밝혔다.

용연사 '독성도'. /문화재청

1871년 작품인 ‘독성도’(세로 99.8㎝, 가로 73.7㎝)는 경북 청도 적천사의 백련암에 봉안된 뒤 조선 말 암자가 폐쇄되며 인근 용연사로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까지 이 그림을 지니고 있던 부산 백운사 측은 평소 교류가 있던 스님으로부터 2018년 입적 전에 기증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은사 도계암 '신중도'. /문화재청

1897년 작품인 ‘신중도’(세로 192.3㎝, 가로 126㎝)는 고려 말에 창건된 천은사 도계암에 봉안됐던 것으로, 2019년 거제 대원사가 서울의 한 박물관으로부터 기증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계종은 오는 6일 오후 2시 조계종 총무원(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이 두 점의 불화를 돌려받은 것을 알리는 환수 고불식(告佛式·부처님 전에 알리는 행사)을 연다.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측은 “앞으로도 공소시효가 끝나 사법처리가 어려운 도난 문화재나 선의로 취득한 도난 문화재라도 지속적인 설득과 합의를 유도해 원래 있던 곳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