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소통하고 신심(信心)으로 포교하며 공심(公心)으로 불교 중흥을 향해 가겠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11일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진우 스님은 올해 조계종의 첫 번째 핵심 과제로 ‘불교의 사회적 소통 강화’를 꼽았다. 이를 위해 선(禪)명상을 적극적으로 보급하겠다고 했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 정신적 소외와 고통을 겪는 국민, 특히 젊은이들을 위해 종단 내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해 ‘조계종 명상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명상센터도 건립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그동안 사찰이 가꿔온 사찰림과 문화자원을 활용해 전국의 교구별로 스토리를 갖춘 순례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해묵은 과제인 문화재관람료는 궁극적으로 폐지하는 쪽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국가지정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징수를 두고 사찰과 등산객이 마찰을 빚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 연말 국회에서 문화재관람료 감면 지원 예산 419억원이 편성됨에 따라 개정 문화재보호법이 시행되는 5월부터 사찰은 개인에게 문화재관람료를 받지 않는 대신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진우 스님은 “지원 예산이 확보된 만큼 국민이 불편이 없고 문화재 관리에 소홀함이 없도록 사찰 문화재구역 입장료 징수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계종 종단 내부적으로는 ‘승려 복지’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스님들의 고령화 속도는 일반 사회보다 빠르다. 만 65세 이상 스님의 비율은 2024년 36%, 2034년엔 55%에 이를 전망. 조계종은 종단 직영 요양병원을 올해 경기 안성에 개원하는 등 승려 복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한·인도 수교 50주년을 맞아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108명의 순례단이 2~3월 인도의 부처님 성지 1167㎞ 도보순례를 계획하고 있다. 도보순례를 마치는 3월엔 총무원장 진우 스님도 인도 현지를 찾아 한국 전통문화를 선보이는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진우 스님은 “신뢰받는 불교, 존중받는 불교, 함께하는 불교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