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진관사(주지 법해 스님)는 3·1운동 104주년을 앞두고 2월 26일 백초월 스님의 순국 79주기 특별강연과 전통 춤 공연을 갖는다.
북한산 자락 아름다운 절 진관사는 일제강점기 비밀 독립운동의 거점이기도 했다. 중심 인물은 백초월(1878~1944) 스님. 백초월 스님은 한용운 백용성 스님과 함께 일제강점기 불교계의 대표적 독립운동가 중의 한 명으로 3·1운동을 전후한 시기에 진관사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2009년 진관사 칠성각을 해체·보수하던 중 백초월 스님이 숨겨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태극기가 발견돼 2021년 보물로 지정된 바있다. 칠성각 불단 뒤 벽체에서는 작은 보따리가 발견됐다. 보따리 안에는 ‘독립신문’ 등 당시 독립운동 자료가 들어있었고 내용물을 감싼 보자기는 태극기였던 것. 발견된 ‘독립신문’ 1면에는 시 ‘태극기’도 적혀 있었다. 시는 “三角山(삼각산) 마루에 새벽빗(빛) 비쵤제(비칠 때)/네 보앗냐 보아 그리던 太極旗(태극기)를/네가 보앗나냐 죽온줄(죽은 줄) 알앗던/우리 太極旗(태극기)를 오늘 다시 보앗네.”라는 내용이었다.
진관사는 태극기 발견으로 백초월 스님과의 인연이 확인된 이후 매년 백초월 스님을 기리는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는 26일 오전 11시 경내 함월당에서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교수인 문광 스님이 ‘3·1운동과 한국불교, 그리고 태극기의 역학적 이해’를 주제로 특별강연한다. 이어 오후2시에는 경내 ‘한문화체험관 흙다음’에서 진관사수륙재보존회와 서울경기춤연구회가 전통 춤과 음악 공연을 펼친다. 추모공연의 주제는 ‘새벽빗 비쵤제’. 칠성각에서 발견된 ‘독립신문’에 실린 ‘태극기’ 시의 한 구절을 제목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