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독립운동가 김마리아 선생. 상해 임시의정원 초대 여성의원이었던 김 선생의 동상을 국회에 세우자는 운동이 벌어진다.

한 인물의 동상을 국회에 세우기 위해 종친회 여성회와 종친회, 출신 학교 동문회, 기념사업회 그리고 국회의원이 마음을 모았다. 동상을 세우려는 대상은 독립운동가 김마리아(1892~1944) 선생.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초대 여성의원 김마리아 헌정 세미나’는 광산김씨대종회 여성회가 주최하고 광산김씨대종회, 김마리아기념사업회, 정신여중·고 총동문회가 후원하며 김태년·김병기·김민철·김선교·윤주경·김한규 의원 등이 주관한다. 김마리아 선생과 인연이 있는 단체들이 대거 나선 셈이다.

김마리아 선생은 ‘대한의 독립과 결혼한 사람’으로 불릴 정도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인물. 황해도 출신인 그는 연동여학교(정신여학교 전신)를 나와 일본에 유학한 후 모교에서 교사로 활동한 엘리트였다. 3·1운동 이후엔 대한민국애국부인회를 결성해 회장을 맡는 등의 활동으로 연이어 일제에 체포돼 모진 고문을 받았다. 1921년엔 상해로 탈출해 이듬해 제10회 임시의정원(현재의 국회에 해당) 회의에서 김구와 함께 황해도를 대표하는 대의원에 선출됐다. 28일 세미나를 여는 단체들이 김마리아 동상을 국회에 세우려는 것은 첫 여성 의원인 김 선생의 업적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서울 종로구 연지동 옛 정신여학교 교정에 세워진 김마리아 동상. 김마리아 선생이 공부하고 교사로 근무했던 옛 정신여학교 인근은 '김마리아길'이란 이름이 붙었다. /김한수 기자

단체들은 김 마리아 선생과의 인연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광산김씨대종회 여성회 김길연 회장은 미리 배포한 세미나 개회사에서 “나라를 되찾고자 목숨을 바쳤던 애국자이며 대한민국의 영원한 횃불, 항일독립투사 김마리아가 우리 광김(광산김씨)의 딸이라는 사실이 참으로 황송하고 가슴 떨리게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김마리아기념사업회 이성희 이사장(연동교회 원로목사)은 사전 배포한 축사를 통해 “김마리아 선생은 업적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번 세미나를 통해 그분의 업적을 널리 알릴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동상 건립을 추진하는 윤주경 의원은 축사를 통해 “우리가 감사해야 할 자랑스러운 여성 독립운동가, 여성의원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김마리아 동상 건립에도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정현주 역사·여성·미래 상임대표가 발제하고 세미나 후에는 ‘국회에 김마리아 동상을!’이란 결의문도 채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