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6미터짜리 대형 풍선으로 만든 마스코트 ‘예삐’가 하늘에 둥실 떠 있고, 십계명을 적은 깃발과 십자가 행렬 100여 명이 행진한다. 구세군 밴드 100여 명이 음악을 연주하고, 성경 말씀을 적은 깃발을 든 단체와 유모차, 휠체어를 탄 행렬도 퍼레이드를 펼친다.
올해 부활절인 4월 9일 서울 광화문광장~서울광장에서 개신교인 1만명이 참가하는 ‘2023 부활절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개신교 주요 교단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주최하고 CTS기독교TV가 주관하는 행사다.
한교총과 CTS 등으로 구성된 ‘2023 부활절 퍼레이드 조직위’는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 조직위는 이철(기독교대한감리회)·이순창(예장통합)·권순웅(예장합동) 총회장과 이영훈 한교총 대표회장,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 감경철 CTS기독교TV 회장이 공동대회장, 실무대회장은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맡았다.
‘모두가 하나 되어 부활의 기쁨을 노래하자’를 주제로 한 퍼레이드는 4월 9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광화문광장~서울광장 1.7㎞ 구간에서 펼쳐진다. ‘구약’ ‘신약’ ‘근현대(부활)’ ‘다음세대’ 등 4가지 존(zone)으로 구성된 퍼레이드는 57개 단체가 참여해 일종의 ‘거대한 가장 행렬’을 꾸미게 된다. 조직위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현재화해 재현하는 행사”라며 “개신교 140년 역사에 처음인 퍼레이드”라고 말했다. 부활절 퍼레이드는 매년 부처님오신날 직전에 서울 흥인지문~조계사 구간에서 펼쳐지는 불교의 연등회와 함께 봄철 한국의 종교계가 마련하는 대표적 시민 축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당초 이 행사는 2020년 계획됐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3년을 순연해 올해 첫 대면 행사를 갖게 된 것. 감경철 CTS 회장은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의 부활절 퍼레이드는 시민 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 부활절 퍼레이드를 봄철 한국을 대표하는 기독교 시민문화축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개신교계는 이 퍼레이드를 화합과 회복을 보여주는 행사로 승화시킨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에서 이영훈 목사는 “부활절은 성탄절과 함께 기독교의 최대 축제”라며 “이번 퍼레이드는 교회가 사회 속으로 들어가 갈등과 대립, 고통과 절망의 세상에 화합과 회복, 부활, 생명의 가치를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 목사도 “갈등이 깊어진 사회에 평화를,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는 “분열과 증오의 외침이 가득했던 광화문 거리에서 참된 부활의 기쁨과 감격을 누리고 서로 격려하며 희망의 퍼레이드를 한다는 것은 의미와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4월 9일 오후 4시에는 개신교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가 서울 중구 영락교회에서 열린다. 이어 오후 5시반부터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부활절 퍼레이드의 2부 행사인 ‘기념음악회’가 마련된다. 가수 남진, 에일리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