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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가 올해부터 외국인들의 국내 정착을 돕는 일에 본격적으로 나섭니다. 27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선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글로벌엘림재단 오찬회’였지요. 글로벌엘림재단은 지난해 5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설립한 다문화 사역을 위한 재단입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님이 재단 이사장이고요.
이날 행사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박진 외교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과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케냐, 콜롬비아 등 20개국 대사들도 참석했지요. 다문화 가족을 비롯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다각적이고 시스템적으로 접근해 해결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특별한 ‘출범식’이나 ‘선언식’ 같은 것은 아니었지만 입법, 행정, 자치단체, 주한 외교사절, 대학, 언론사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의미의 행사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영훈 목사는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을 때 따뜻하게 도와준 분들에 대한 감사를 표하면서 “이제 한국에 있는 외국인에게도 같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세계 최대의 개신교회로 꼽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그동안 교회의 규모만큼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왔습니다. 그동안 국내외 심장병 어린이 5000명 수술을 도왔고, 세월호 사고 이후 안산의 재래시장을 3년간 12번이나 교인들이 찾아가 물건을 구매하는 ‘사랑의 싹쓸이’를 하기도 했지요. 매년 연말이면 서울역앞 쪽방촌을 찾아 생필품 등을 담은 ‘희망박스’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영훈 목사님은 대형교회 목회자 가운데 서울역 쪽방촌을 가장 자주 찾은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밖에도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교회 차원에서 앞장서고 있지요. 교인이 첫째 아기를 낳으면 100만원, 둘째는 200만원, 셋째 500만원, 넷째 1000만원을 지원합니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교회가 지원한 출산장려금만 48억원이 넘습니다. 지난 연초 이 목사는 기자간담회에서 “지원금을 지급한 이후 영·유아반 인원이 3배 늘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매년 교회 예산의 3분의 1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지요. 우리나라도 지금은 복지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음에도 법과 시스템의 사각지대는 늘 존재하지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사역은 그 사각지대와 틈새를 메꾸는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외국인 국내 정착 혹은 다문화 사역 역시 그렇습니다. 이 분야는 이영훈 목사의 오랜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엘림 재단 관계자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이 목사님이 ‘앞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이 급격히 늘텐데 이들을 잘 교육시키면 한국어와 모국어 2중 언어를 구사하는 국제 인재로 키울 수 있지만 한국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외국인은 필연적인 동반자가 될 수 밖에 없다”고도 했답니다. 27일 오찬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도 “거의 20년 전에 이 목사님은 ‘다문화 시대가 오고 있다. 이들을 잘 가르쳐서 대한민국의 인재로 키워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정부도 생각하지 못하던 그 당시 앞서가는 생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다양한 인종·문화·종교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재단은 개신교적인 색채는 가능한 한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재단 활동을 정리한 팸플릿을 받고 좀 놀랐습니다. ‘주요 사업’이 ‘한국 사회 적응 프로그램’ ‘국내 취업 및 직업 훈련/실습’ ‘외국인 대상 교육 사업’ ‘출산 장려 프로그램’ 등 10가지나 되더군요. 구체적으로는 ‘미장, 인테리어필름, 타일 틈새시공 교육’ ‘검정고시 및 진학 상담’ ‘산후조리 자원봉사자 가정 연계’ ‘자국민 언어학교’ ‘건강검진’ ‘마약 범죄 피해 예방 교육’까지 망라돼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여의도순복음교회라는 백그라운드가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어가 구사 가능한 교인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재단 출범은 작년이지만 교회는 이미 2012년부터 5년간 안산에서 다문화센터를 운영하며 노하우를 익혔습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아닌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지요. 외국인들에 대한 설문 등을 통해 엘림재단은 기존의 외국인 지원과 차별화되는 대상을 찾았답니다. ‘외국인 유학생’과 ‘국내 기업에 취업한 외국인과 가족’이랍니다. 고국으로 돌아가든 국내에 남든 리더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지요. 생활고를 겪지는 않지만 외국 생활 가운데 다양한 고민을 안고 있지요. 설문 결과 외국인 유학생과 취업자들은 ‘커뮤니티’에 대한 갈증을 호소했답니다. 유학생들은 같은 국가 출신끼리 모여서 음식도 만들어 먹으면서 외국 생활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답니다. 또 국내 기업에 취업한 외국인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네요.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끼리 단톡방을 만들어 아쉬움을 달래지만 단톡방에서도 털어놓을 수 없는 고민도 많아 상담할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았답니다.
엘림재단은 지난해 12월 마포구 서강로에 지하 2층, 지상 12층 건물에 ‘엘림다문화센터’를 개관했습니다. 이 센터엔 조리실, 세미나실, 강당 등과 함께 단기무료 숙소 등을 갖췄답니다. 얼마 전에는 취업사기로 당장 숙소조차 구하지 못한 콜롬비아인이 출국할 때까지 9일 동안 숙소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답니다. 27일 오찬에서 주한콜롬비아 대사는 특별히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네요.
앞으로 엘림재단은 외국인 유학생 장학금 지급과 단기숙소 무료지원, 심리상담 진로코치, 클럽(커뮤니티) 활동 등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한 글로벌멘토링센터를 통해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뿐 아니라 한국 방문을 원하는 외국인 학생 초청도 계획하고 있으며 글로벌트라우마센터를 통해 국내 생활에서 트라우마를 겪는 외국인도 도울 계획이랍니다. 한국 생활에서 상처받지 않도록 하고, 설사 받은 상처가 있더라도 한국을 떠날 때에는 모두 치유받고 귀국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지요. 물론 저소득 외국인을 돕는 사업은 계속 진행할 계획이랍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200만명이 넘는 글로벌 시대입니다. 재단은 설립취지문에서 “대한민국 전체 국민과 거주민들의 행복을 위한 디딤돌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엘림재단의 활동이 좋은 결실을 맺어 ‘대한민국의 동반자’가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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