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불교 경전의 한글 번역에 힘쓴 월운 스님. /조선일보DB

불교 경전의 한글 번역에 힘쓴 봉선사 조실(祖室) 월운(月雲·95) 스님이 16일 입적했다.

경기도 장단 출신으로 19세에 출가한 스님의 은사는 현대 불교 최고의 경전 연구·번역가로 꼽히는 운허(耘虛·1892~1980) 스님. 월운 스님은 출가 후 다른 스님들처럼 참선 수행을 하려 했으나 은사는 “뒤떨어진 경학(經學)을 끌어올리는 것도 부처님 은혜를 갚고 교단에 이바지하는 길”이라며 학승(學僧)의 길을 강력히 권했다. 운허 스님 문하에서 지관·홍법 스님 등과 함께 불경을 두루 공부한 월운 스님은 후학을 가르치는 일과 경전의 한글 번역에 평생을 바쳤다. 운허·월운 스님이 머물렀던 봉선사는 ‘교종본찰(敎宗本刹)’로 불린다.

1964년 동국역경원이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역경에 뛰어들었으며 중앙승가대 교수(1979~1993), 4대 동국역경원장(1993~2009), 봉선사 주지(1976~1994)를 지냈다. 특히 동국역경원장 시절인 2001년엔 운허 스님 때부터 시작한 고려대장경 한글 번역을 총 318권으로 완간했다. 2001년 한글학회 외솔상, 2005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월운 스님의 장례는 문도회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21일 오전 11시 봉선사에서 엄수된다. (031)527-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