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양제가 고구려를 공격하다가 멸망한 것처럼, 중국은 함부로 외국을 침공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고구려처럼 강력한 외국을 그대로 믿어서도 안 된다.” 명 태조 주원장(재위 1368~1398)이 재위 기간 내내 고려를 의심한 것은 고려를 고구려와 같은 나라로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나라 때 한 번 멸망했던 고구려는 당나라 말에 재기해 한반도에서 ‘고려’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는 송나라 학자들의 지식 때문에 고려를 두려운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정동훈 서울교대 교수는 2~4일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원장 이창숙)에서 열리는 제16회 규장각 한국학 국제 심포지엄의 1패널 ‘한국사에서 전쟁의 기록과 기억’ 중 발표문 ‘강력한 고구려 기억의 명암’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다.

‘식민지 조선의 근대적 일상과 문화’ ‘우리가 아는 북한?’ ‘한국 미디어스케이프와 문화 정체성 소통’ 등 모두 15개 대면 패널로 이뤄지는 이 심포지엄에는 70여 명의 한국학 관련 발표자와 토론자들이 참석한다. 2일 오전 열리는 개회식에서는 안도경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1948년 대한민국 헌법의 제정’, 김선주 하버드대 동아시아언어문명학과 교수가 ‘십세보(十世譜)에서 발견한 선조(先祖)와 범애(汎愛)’를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