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를 가진 이에겐 바른 이해를, 종교가 없는 사람에겐 바른 선택 정보를.’
최근 출간한 ‘종교문해력 총서’(전5권·불광출판사)는 이런 목표로 탄생했다. 종교를 넘어 인문적 영성을 연구하는 마인드랩(이사장 조성택 고려대 명예교수)이 재단법인 플라톤아카데미의 지원으로 2년여에 걸쳐 불교, 그리스도교, 이슬람, 원불교 연구자 등과 함께 공동 기획·집필한 결과물이다. 총론 격인 ‘내 안의 엑스터시를 찾아서’와 ‘인생의 괴로움과 깨달음’(불교) ‘지금 우리에게 예수는 누구인가?’ ‘이슬람교를 위한 변명’ ‘소태산이 밝힌 정신 개벽의 길’(원불교) 등이다.
‘종교 문해력(文解力)’이란 ‘종교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맹목적 믿음’이나 ‘무지에서 비롯된 혐오’가 아닌 ‘이해되고 납득되는 믿음’을 권하는 취지다. 그래서 총서는 각 종교의 탄생 당시 배경부터 살핀다. 가령 불교에선 왜 ‘수레바퀴’가 깨달음의 상징으로 등장할까. 저자는 아리안족이 인도에 가져간 선진 문물의 상징이 수레바퀴였다고 말한다. 그래서 붓다를 ‘가르침의 바퀴를 굴린 성인’이란 뜻으로 ‘전륜성왕(轉輪聖王)’, 처음 가르침을 전한 것을 ‘초전법륜(初轉法輪)’이라 부른다. 맥락을 알면 종교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그리스도교에 대해서는 기원 전후 팔레스타인 지역의 풍습과 문화, 정치, 종교적 배경 속으로 독자를 안내하고, 이슬람교에 대해서는 사실과 오해에 대한 팩트 체크와 함께 이슬람권에서도 국별로 다른 달력 등 우리에겐 낯선 이슬람 문화 전반에 대해서도 소상히 알려준다. 20세기 초반 급변하는 정세 속 한국에서 원불교가 탄생한 배경은 무엇인지도 설명한다.
저자들은 공통 집필 기준 중 중요한 원칙으로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은(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 독자를 염두에 뒀다고 한다. 조성택 마인드랩 이사장은 “세계관과 가치관의 바탕이 되는 종교에 관한 이해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핵심”이라며 “종교 문해력은 세계시민 의식과 공동체의 평화를 만들어가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