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태고종의 최고 어른인 종정 운경 스님의 추대 법회가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백련사에서 봉행됐다.
운경 스님은 1943년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태어나 광복 후 부모님과 함께 귀국해 경북 경주와 대구에서 초중고교를 마쳤다. 1960년 서울 백련사에서 박설호 스님을 은사, 박금봉 스님을 계사로 출가했다. 태고종 원로의원을 지냈으며 제21세 태고종 종정에 추대됐다.
이날 추대법회는 태고종 스님과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1부 다례식에 이어 2부 추대식의 순서로 열렸다.
태고종 원로회의 의장 도광 스님은 추대사를 통해 “평생을 오직 수행정진하시며 당대의 선지식이자 명안종사(明眼宗師)로 명망을 높이셨고 깨달음을 바탕으로 수행자의 본분사를 밝히는 데 늘 역점을 두고 출가자가 가야할 바른 길을 제시하셨다”며 “오늘 운경 종정예하의 추대로 한국불교가 새롭게 발전하고 종단이 중흥하여 불일(佛日)은 더욱 증휘(增輝)하고 우리사회가 날로 밝고 맑아져 곳곳에 전법도생(傳 法度生)의 문이 활짝 열리기를 축원한다”고 말했다.
운경 스님은 법어에서 “지금, 이 세계는 전쟁과 테러로 많은 희생자가 생기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 이 일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게다가 기후변화와 천재지변이 중생들의 삶을 힘들게 하고 우리나라도 경제 불황으로 서민 생활이 곤란해지며 지나친 정쟁으로 국론도 조화를 잃어 간다”고 말했다. 운경 스님은 이어 “원효 스님의 화쟁정신이나 태고보우 스님의 원융무애 사상이나 만해 스님의 불교유신론에서와 같이 우리 불교인도 다시 한 번 깨어나야 한다”며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께 한 가지 부탁 말씀을 드린다면, 불교의 팔(八) 정도(正道) 가운데 정견(正見)을 먼저 하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도, 경제도, 교육도, 종교도, 문화와 과학도 모든 걸 바로 보는 것입니다. 경전 공부도 염불 주력도, 화두 참선도 바로 보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시심마(是甚麼)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태고종은 태고보우 국사의 원융회통 사상을 우리 시대에 구현하는 대승 교화 종단으로 사회적 역할을 다해왔다”며 “종정 예하 추대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더 크고 깊은 울림을 전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