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대표적 풍속화가인 혜원 신윤복(1758~1814?)의 그림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사진)’가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그림은 197년 만에 일본에서 돌아온 문화유산이다.
17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이 그림을 소장하고 있던 사단법인 후암미래연구소가 그림이 없어졌다며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청에 신고했다. 국가유산청은 이 사실을 홈페이지의 ‘도난 국가유산 정보’에 올렸다. 후암미래연구소는 역술가·예언가로 잘 알려진 차길진(1947~2019) 대표가 설립한 단체로, 현재 차 대표의 아내 김정옥씨가 2대 대표를 맡고 있다.
연구소 측은 그림이 2019~2020년에 도난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차 대표 생전에 소장 유산을 기증하는 등 대부분 정리했으나,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던 유품 중 신윤복 그림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주요 거래 시장 등을 확인해 그림의 행방을 쫓고 있다.
‘고사인물도’는 1811년 마지막 조선통신사 파견 때 일본에 가져간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촉한의 제갈량이 남만 왕 맹획을 일곱 번 잡았다 놓아 줬다는 ‘삼국지연의’의 칠종칠금(七縱七擒) 고사를 다룬 그림으로, 우측 상단에 ‘조선국의 혜원이 그리다’는 글씨가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 그림에 대해 “신윤복이 1811년 그린 그림으로, 2008년 개인이 일본 수집가에게서 구입해 197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2015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그림으로 본 조선통신사’ 특별전에 전시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