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고(故)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을 시복(諡福) 추진 대상자로 공식 인정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5일 “교황청 시성부는 최근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앞으로 보낸 문서를 통해 김수환 추기경 시복 추진에 ‘장애 없음(Nihil Obstat)’ 승인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장애 없음’은 교황청 시성부가 검토한 결과 시복 추진에 아무런 이의가 없다는 뜻이다.
이로써 김수환 추기경은 시복 추진 대상자가 됐으며 ‘하느님의 종’으로 불리게 됐다. 천주교에서 시복은 순교자나 성덕이 높은 사람을 사후에 복자(福者)의 품에 올리는 것을 말한다. 복자로 인정되면 후에 심사를 거쳐 시성(諡聖)되면 성인(聖人)의 품에 오를 수 있다.
김 추기경은 1968년부터 1998년까지 30년 동안 서울대교구장을 맡았다. 서울대교구는 그동안 김 추기경의 시복 시성을 추진해왔다. 작년엔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시복 추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고, 작년 가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한국 주교단의 만장일치 동의를 받았다. 정 대주교는 시복시성절차법에 따라 교황청 시성부에 김 추기경의 시복 추진 안건에 대해 의견을 요청했고, 이번에 답서 형식으로 ‘장애 없음’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서울대교구는 김수환 추기경 시복 안건 역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김 추기경의 생애와 덕행, 성덕 등에 관한 본격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