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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2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세계도시문화축제에서 시민들이 일본의 다루마오토시 놀이를 체험하고 있다. /뉴스1

반일(反日)이나 혐한(嫌韓)의 풍조가 한국과 일본 양국의 젊은 세대들에겐 그다지 매력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몇 년 동안 몇 차례 나왔습니다. 해방된 지 80년이 다 됐는데, 과거사 문제에 대한 갈등이 현실적인 교류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가지 조사 결과의 수치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국내 학술 연구 기관인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일본의 비영리 싱크탱크인 겐론(言論)NPO와 함께 실시한 ‘한일 국민 상호 인식 조사’ 결과로, 2022년 9월 발표한 것입니다. 이 조사는 한일 양국에서 모두 202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조사 결과 2022년 들어 한국인과 일본인의 상대 나라에 대한 호감도가 모두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양쪽 모두 호감도가 높은 집단은 ▲MZ세대 ▲상대국 방문 경험자 ▲상대국 대중문화 소비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인상은 좋은 인상이 30.6%로 전년 대비 10.1%p 증가했습니다.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은 30.4%로 전년 대비 5%p 늘어났습니다.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 수치는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전 수준에 가깝게 회복됐으며, 양국의 호감도가 모두 늘어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라고 EAI 측은 밝혔습니다.

반면 비호감도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나쁜 인상은 52.8%로 전년 대비 8.6%p 줄었고,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나쁜 인상은 40.3%로 전년 대비 8.3%p 감소했습니다.

/자료=동아시아연구원·겐론NPO

다음은 교육부 산하 기관인 동북아역사재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지난달 22~30일 전국의 만 18~3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이 조사의 신뢰 수준은 95%에, 최대 허용 표집 오차는 ±3.1%포인트입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25~29세 남성의 74.8%가 일본에 호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8~24세 남성은 71.1%가 일본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8~39세 남녀의 57.3%가 일본에 호감을 지닌 반면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10.1%에 그쳤습니다.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중국에 대한 호감도의 5배 이상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2030세대 내에서도 성별·연령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대 남성이 30대 여성보다 훨씬 호감도가 크다’는 것입니다. 남성은 70% 이상인 20대에 이어 30~34세 56.4%, 35~39세 60%로 비교적 높게 나타난 것에 비해, 여성은 18~24세 55.5%, 25~29세 50.9%, 30~34세와 35~39세 모두 42.5%,로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일본에 대한 신뢰도는 35.1%, 중국은 6.1%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을 신뢰할 수 있는 이유’로는 ‘한·미·일 안보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32.9%)란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31.6%)가 뒤를 이었습니다. ‘일본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는 ‘과거사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51.9%) ‘정치 지도자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20.8%) 순이었습니다.

“신뢰할 수는 없지만 호감은 간다.”

이것이 한국 청년 세대의 대체적인 대일관(對日觀)으로 나타난 셈입니다.

‘중국을 신뢰할 수 있는 이유’는 ‘아시아의 강국이기 때문에’(32.8%),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뤘기 때문에’(31.2%) 순이었습니다. ‘중국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 역사와 문화를 왜곡하고 있기 때문에’(29.4%)가 가장 많았고 ‘중국 국민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22.5%)가 뒤를 이었습니다.

한일 관계에 대한 관심도는 응답자 전체에서 78.9%로 나타났고, ‘한일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1.9%였습니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조사 결과, ‘했다’(16.5%)보다 ‘하지 않았다’(65.3%) ‘잘 모르겠다’(18.2%)는 응답이 더 많았습니다.

‘일본이 사죄와 반성을 했다’는 응답이 남성 18~24세(28.1%), 25~29세(26%) 등 20대 남성에게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사죄와 반성을 하지 않았다’는 여성 30~34세(81.7%), 35~39세(81.4%) 등 30대 여성에게서 높게 나타났습니다. 동북아역사재단 측은 “1995년 무라야마 담화,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등 일본이 공식적으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사죄·반성을 표명한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물어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젊은 층의 대일 의식이 기성세대와는 다를 것으로 생각하고 조사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더 열린 마음으로 일본을 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의 역사를 결코 잊지 않으면서도, 그리고 여전히 당연히 요구할 것은 요구하면서도, 주변국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맺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생각도 듭니다만.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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