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포교에 앞장서온 서울 개포동 금강선원장 혜거 스님(80)이 4일 오전 입적(入寂)했다.
1944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난 스님은 15세 때 당대의 대강백(大講伯) 탄허 스님(1913~1983)을 은사로 출가해 경전 공부와 참선 수행을 겸비했다. 스님이 1988년 서울 개포동 아파트 상가에 문을 연 ‘금강선원’은 경전 공부와 참선, 인성 교육프로그램까지 지도하며 서울 강남 불자(佛子)들 사이에 널리 알려졌다. 특히 그가 직접 지도하는 ‘경전반’은 일반 불자들이 불교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기회를 제공했다. 금강선원에선 지금까지 40여 만명이 경전 공부와 참선 수행을 한 것으로 추산된다.
스님은 불교방송 라디오와 불교TV에서 ‘금강경’ ‘육조단경’ 등을 강의하는 명강사로 유명했다. 2010년에는 서울 자곡동에 ‘탄허 기념 불교 박물관’을 열어 스승 탄허 스님의 삶과 사상을 선양하는 데 힘썼다. 그는 명상 수행에 대해 “아무리 많은 지식도 실천이 없으면 싸움만 일으킨다”며 “지식과 실천을 이어주는 접착제가 명상”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포교대상, 대원상 등을 받았고, 동국역경원장·탄허불교문화재단 이사장·한국전통불교연구원장·한국명상지도자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분향소는 탄허 기념 불교 박물관에 마련됐으며 다비식은 8일 스님의 출가 본사인 월정사에서 엄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