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속 화제의 콘텐츠를 발굴, 해설·소개하는 조선일보 ‘왓칭’! 영화·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을 읽을 수 있게 해드립니다. www.chosun.com/watching>
조선일보 ‘왓칭’의 4월 셋째 주말 추천작은 ①알로, 슈티 ②나만이 없는 거리 ③죽여주는 여자 ④님아: 여섯나라에서 만난 노부부 이야기 ⑤헬스키친이다.
◇알로, 슈티(2008)
따뜻하고 여유로운 지역에서 일하고 싶은 로망은 만국 공통. 11년째 우체국에서 근무하는 필립은 프랑스 남부로 발령받기 위해 과한 꼼수를 쓰다 상부에 딱 걸리고 만다. 결국 프랑스인이라면 누구나 꺼리는 최북단 노르파드칼레(Nord-Pas-de-Calais)의 소도시 베르그(Bergues)로 유배를 가게 된 필립. 일명 ‘슈티’라 불리는 이곳 시골에서 가족도 없이 홀로 버텨야 한다.
“평균 기온이 영하 40도인데, 일기예보를 조작한다더라” “혹독한 추위 때문에 모두 알코올에 중독돼 있다더라”… 베르그는 살벌한 소문만 가득한 미지의 도시다. 그러나 삶에 지친 주인공 필립은 소문과는 180도 다른 이곳 사람들의 유쾌함과 잔정에 푹 빠져버린다. “타지인이 이곳에 오면 두 번 울어요. 여기 올 때, 그리고 떠날 때”. 음식, 날씨, 언어까지 모두 다른 북부에서 동료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며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프랑스에선 2008년 개봉 당시 인구 1/3 에 달하는 2100만 관객을 모아 40년 만에 자국 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을 새로 썼던 작품이다. 전체 영화 1위에 올랐던 타이타닉의 기록까지 넘었다. “프랑스 영화는 난해해서 나와 안 맞아”라고 생각했던 이들에게 특히 추천하는, 낮술처럼 유쾌하고 뭉클한 영화.
개요 코미디 l 프랑스 l 2008년 l 105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특징 무공해 힐링 코미디, 난해함 ‘제로(0)’의 프랑스 영화
평점 IMDb⭐7.1/10
◇나만이 없는 거리(2016)
히트작 없는 무명 만화가로 피자배달을 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나가는 후지누마 사토루(29). 보잘것 없는 인생처럼 보이지만 그에겐 남모를 큰 비밀이 하나 있었다. 바로 불행한 사건사고를 목격하면 그 직전 5분 전까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리바이벌’ 능력을 가진 것. 그러던 어느날 사토루는 자신의 어머니가 살해당한 순간을 목격하고, 평소와 다르게 5분보다 긴 시간을 되돌려 초등학생 때로 돌아간다. 그리고 어머니를 살리려면 그 시절 동급생을 잔인하게 살해한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나 아무도 작고 연약한 초등학생이 된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데. 과연 사토루는 끝까지 진범을 찾아내 어머니와 주변 친구들을 지킬 수 있을까?
개요 범죄 스릴러, 애니 l 일본 l 시즌1개, 12부작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특징 반전결말, 촘촘한 개연성,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삼박자 다 갖춘 시간여행물 수작.
평점 IMDb⭐8.5/10 로튼토마토🍅100%
◇죽여주는 여자(2016)
올해 미국배우조합상과 영국 아카데미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73). 영화 ‘죽여주는 여자’(The Bacchus Lady·2016)는 그녀의 연기 내공과 매력이 오롯이 담긴 반짝이는 영화다. 윤여정이 맡은 배역은 서울 종로와 남산공원을 서성이며 노인들에게 성(性)을 파는 ‘박카스 할머니’다.
주름이 자글자글한 박카스 할머니 양미숙의 활동명은 역설적이게도 ‘매우 젊다’는 뜻의 ‘소영(So Young)’이다. 밑바닥 인생을 사는 독거노인이지만, 젊은 시절 쌓은 업보를 속죄하듯 주변에 작은 사랑을 베풀며 산다. 매일 길고양이 먹이를 주던 그녀는 오갈 데 없는 코피노 아이를 거두어, 분홍 햄 부쳐 따뜻한 밥상을 차려준다.
소영은 공원에서 ‘단돈 4만원에도 서비스가 죽여주는’ 걸로 유명하다. 급기야 그녀는 요양원에 누워 죽을 날만 기다리거나, 치매로 기억이 흐려진 ‘단골 오빠들’에게 ‘안락한 죽음’까지 서비스하게 된다. 윤여정이 연기한 박카스 할머니는 성을 팔기 위해 절절하게 구걸하지도, 그런 삶을 낙망하지도 않는 인물이다. 영화 속 박카스 할머니들의 싸움 장면, 소영의 임진각 나들이 장면에서는 웃음이 절로 나온다. 영화의 마지막, 소영은 작은 상자에 담겨있다. 지독하게 외로웠으나, 결코 쓸쓸하지 않은 삶이었다.
개요 드라마 l 한국 l 111분
등급 18세 이상 관람가
특징 윤여정은 죽여주는 여자다!
평점 IMDb⭐ 7.1/10
◇님아: 여섯나라에서 만난 노부부 이야기(2021)
76년을 서로 의지한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로 눈물샘을 자극했던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지구촌 버전으로 거듭났다. ‘님아~’에서 영감을 받은 진모영 감독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스페인, 일본, 브라질, 인도 등 6개 나라 노부부의 모습을 찐하게 담아냈다. 진 감독은 “사랑을 평생 유지하고 가꾸기 위한 해답을 찾고 싶었다”고 말한다. 국경과 문화를 초월한 노부부들의 사랑 이야기는, 남녀노소를 불문한 ‘사랑 교과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넷플릭스에 13일부터 공개됐다.
개요 다큐멘터리 l 미국 l 6회·60~70분
등급 전체 관람가
특징 국경 초월한 사랑의 교과서
평점 IMDb⭐7.9/10
◇헬스 키친(2005~)
“이 닭고기는 너무 덜 익어서, 수의사가 치료하면 부활할 것 같아!” “이 돼지도 너무 안 익어서 지금도 하쿠나 마타타를 부르고 있어!” 고든 램지의 독설로 유명한 미국 대표 요리 예능 ‘헬스 키친’. 램지의 혹독한 평가를 버텨내는 서바이벌 오디션으로, 창조적인 독설 표현들이 꿀잼 포인트. 2005년 시작해 어느덧 20시즌을 맞은 가운데, 넷플릭스에서 15일부터 19번째 시즌을 공개했다.
개요 요리 예능 l 미국 l 20시즌·회당 43분
등급 18세 이상 관람가
특징 중독성 강한 고든 램지의 독설
평점 IMDb⭐7.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