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월요일을 함께하고 싶은 23CM! 오늘은 중국의 Z세대, ‘링링허우(零零後)’에 대해 알아봅니다. 링링허우는 ‘00년 이후’라는 뜻으로, 중국에서 2000~2009년 출생한 세대를 말하는 용어입니다.
“불굴의 정신은 중화 혈통의 특징” “지금껏 나는 늘 100% 중국 정신을 유지했지” “중국인은 중국 피를 늘 유지해” “공통 목표를 향하고 진전하는 과정을 더욱 귀히 여기자!”.
중국 국가나 공산당 체제 선전 노래일까요? 아닙니다. 중국에서 가장 ‘핫’하다는 힙합 뮤지션들이 쓴 랩 가사입니다. 풍자와 저항의 음악인 힙합도 중국으로 넘어가면 순치(馴致)되나 봅니다.
▼팟캐스트 듣기!
국내 인기 아이돌 그룹 ‘갓세븐’의 홍콩 출신 멤버 왕잭슨(王嘉尔)도 지난 2019년 ‘중국홍’(RED)이란 랩을 통해 중국 정신을 거듭 강조했는데요. 그는 요즘도 중국 출신 K팝 가수들과 함께 ‘하나의 중국’에 대한 지지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나의 중국’은 홍콩·마카오·대만은 따로 나눌 수 없고,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오직 하나라는 이념을 말합니다.
엑소의 중국인 멤버 레이는 이 원칙 때문에 2019년 모델로 활동했던 삼성과의 광고 계약을 끊었습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이트가 대만과 홍콩을 중국과 별개의 국가처럼 나열했다는 게 해지 사유였죠. 21일 채택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는 중국이 반발하는 ‘대만해협’ 문제가 처음으로 명시됐는데요. 앞으로 이들 반응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이런 ‘공산당 랩’과 ‘중비어천가’를 가장 즐겨 듣고, 쏙쏙 흡수하는 세대가 바로 ‘링링허우(零零後)’입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기억이 유년 시절을 관통하는 이들은, 사회주의 사상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며 조국에 대한 자부심과 충성심이 하늘을 찌르는 세대라고 하네요. 젊을수록 ‘국뽕’에 반감을 갖는 요즘 우리나라 상황과는 정 반대의 모습입니다.
[김창균 칼럼] 대학가의 꼰대 감별법 “너 민주당 지지하니?”
◇중국 링링허우를 이해하는 키워드 넷
1. 인터넷 원주민
링링허우는 어릴 때부터 모바일 사용에 익숙한 세대입니다. 이들은 스마트폰 보유율이 저링허우의 약 8배에 달하는데요. 중국의 국민 메신저앱 위챗 대신 QQ라는 앱을 따로 쓴다고 합니다. QQ는 30년 전에 나온 플랫폼으로 개인 맞춤 설정과 다양한 폰트, 스킨이 중국 10대 취향을 사로잡았다고 하네요. 중국어는 최소 5000자 이상을 알아야 읽고 쓸 수 있는데, 링링허우는 이모티콘으로 대화하는 ‘더우투(斗图)’ 세대입니다.
2. 워라밸 못 잃어
링링허우에겐 흙수저 성공신화인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도 꼰대 취급을 받는다고 합니다. 마윈은 “996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전생에 덕을 쌓아 얻은 복”이라고 말했다가, 10대들로부터 악플 세례를 받아야 했죠. 996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씩 일하는 중국 특유의 강도 높은 근로 문화를 말합니다. 풍요로운 물질적 혜택을 받고 자란 링링허우에게 옛날 방식대로 ‘열정 페이’를 강요한다면, 씨도 안 먹힐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3. 취업 난민
워라밸 외치는 링링허우도 몇년 뒤엔 취업 난민으로 떠돌지 모릅니다. 지난해 중국에선 역대 가장 많은 874만명이 대학을 졸업했지만, 코로나 영향으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면서 취업난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취업 재수생과 해외 유학파까지 더하면 구직 고학력자 수는 무려 1000만명에 달합니다. 요즘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3000위안(약 53만 원) 월급만 주면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오히려 무급 인턴 자리를 따내려고, 자기 돈 수백만원을 내고 일하는 젊은이까지 나오는 상황. 링링허우, 앞으로 워라밸을 사수할 수 있을까요?
4. 국뽕 소비, 국뽕 문화
기업이 링링허우를 잡으려면 ‘국뽕 마케팅’은 필수. 중국어로는 ‘궈차오(國潮) 마케팅’이라고 하는데요. 링링허우가 제일 좋아하는 건 서양과 동양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상품들입니다. 명품 브랜드들이 해마다 빨간색과 금테를 두른 상품을 쏟아내는 이유죠. 중국 스포츠웨어 리닝(Li Ning)은 2019년 복고풍 한자와 빨간색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을 내세워 한 해 매출이 30% 뛰었다고 합니다.
◇개인주의+자국중심주의=중국 Z세대
개인주의와 국뽕의 두 얼굴을 가진 링링허우는 예상보다 빠른 시기 안에 중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선 정부 후원을 받으며 성장한 청년들이 20대 때부터 정치·경제·산업의 중심부로 나서는 일이 흔하다고 하는데요. 조만간 맞닥뜨릴 중국의 미래 세대는 아마도 상당히 뻣뻣한 상대가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의 Z세대는 링링허우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기사보기] 마윈도 두손 들었다, 독선적 중화사상 물든 중국 10代들
이번 방송은 중국 생활만 17년, 조선일보의 밀레니얼 중국통인 국제부 이벌찬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중국 MZ세대 구분부터 심화하는 ‘국뽕’ 현상, 세계 무대에서 링링허우를 상대할 때 알아야 할 꿀팁까지 조목조목 살펴보겠습니다. 평소 ‘중국인은 대체 왜 그럴까’ 싶었던 분들은 이번 방송을 꼭 참고하세요. 욕을 하더라도, 일단 알고 하자고요! 요즘 심상치 않은 반중(反中)정서에 대한 청취자분들의 소중한 의견도 환영합니다.
조선일보 앱과 홈페이지(chosun.com)서 제공하는 23CM 팟캐스트는 오디오 플랫폼 ‘팟빵’과 ‘아이튠즈 팟캐스트’에서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기사보기 링크는 조선닷컴에서 작동합니다. ☞23CM 팟빵 주소: podbbang.com/ch/1780212
0:00 BGM=RED(Jackson Wang(王嘉尔) x ICE)👲
0:50 갑자기 중국어? 중국 방송 아닙니다❌
1:58 조선일보 ‘밀레니얼 중국통'을 소개합니다🙋
2:45 이 기자, 친중이냐 반중이냐?🙊
3:05 ‘사회주의 랩’ 가사 클라스😱
5:38 바링허우? 주링허우?😵
7:00 “1억 6400만 링링허우가 온다!”🏃
09:00 우리가 왜 중국 MZ세대까지 알아야하죠🤷
10:32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11:54 중국 금수저 ‘푸얼 다이'🥄
13:11 중국의 ‘챔피언 전략’☝
14:17 10년 전 청뚜 나이트의 추억🎇
15:47 말 안 통하는 링링허우들👱
16:33 ‘왕서방' ‘떼놈'은 옛말? 알고 욕합시다👊
17:38 ‘링링허우’를 말한다! 네 가지 키워드📰
18:13 그들은 QQ에서 ‘더우투(斗图)’로 말한다👀
20:03 워라밸 못 잃어😭
23:32 Z세대냐 Z꼰대냐, 링링허우😠
25:20 감시 당해도 괜찮아?📷
27:35 “53만원만 주면 뭐든 할게요!” 中 취업난민👤
30:16 이래도 정부가 좋아? 링링허우의 행복회로💔
31:38 ‘궈차오(國潮)’ 마케팅은 필수!🤹
35:00 중국 찐 갑부 만난 썰💰
37:38 링링허우 갑부는 좀 다르다💸
38:28 中 기업, 상하이보다 베이징앓이?🙏
40:17 당신, 애국주의를 랩으로 표현해봐!😈
41:08 ‘겨우 서른'에 중국 정부 PPL?!😲
42:22 김치랑 한복이 왜 니네꺼야?👺
45:22 링링허우와 친해질 수 있을까🧐
46:00 일단 칭찬 한 번 해주자, 옛다!👋
50:27 중국, 까도 알고 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