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속 화제의 콘텐츠를 발굴, 해설·소개하는 조선일보 ‘왓칭’! 영화·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을 읽을 수 있게 해드립니다.(www.chosun.com/watching)
조선일보 ‘왓칭’의 9월 둘째주 추천작은 ①호텔 델루나 ②매트릭스 ③어둠 속으로 ④오징어게임 ⑤실리콘밸리 이다.
◇호텔 델루나(2019)
넷플릭스에 2019년작 드라마 ‘호텔 델루나’가 다시 등장해 남심을 흔들고 있다. 한국 판타지 드라마의 한 획을 그었던 ‘도깨비’에서 공유가 여심을 흔들었다면, 호텔 델루나에선 아이유다. 완전 신작도 아닌데 이번 달 우리나라 TV부문 스트리밍 순위가 4위까지 올라왔다. ‘나의 아저씨’에서 아이유의 저력을 느낀 넷플릭스가 전략적으로 이 작품을 다시 등판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텔 델루나는 서울 한복판에 자리 잡았지만, 정작 보통 사람들은 모르는 신비한 호텔이다. 이곳은 밤이 돼야만 영업을 시작하는데, 손님들이 모두 귀신들이다. 이곳을 천년 넘게 운영해온 아름답지만, 너무나 괴팍한 사장 장만월이 바로 아이유 되시겠다. 드라마는 이 호텔에 하버드 MBA를 수료한 엘리트 호텔리어 구찬성(여진구)이 입사하면서 펼쳐지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로맨스를 담았다. 팍팍한 현실에 고단할 때, 판타지속 호텔 델루나를 찾아가 아이유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개요 드라마 l 한국 l 2019년 l 16부작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특징 아이유의 매력에 빠져보자
평점 IMDB ⭐ 8.2/10
◇매트릭스(1999)
매트릭스 시리즈의 워쇼스키 감독이 18년 만에 후속작 ‘리저렉션’을 연말 개봉한다고 예고했다. 신작을 보기에 앞서 매트릭스 시리즈를 다시 한 번 정주행하기 좋은 타이밍이란 얘기다. 1999년 세기말에 첫 개봉한 매트릭스는 3편 모두 흥행을 기록하며 스타워즈 시리즈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그중에서도 첫 편은 그야말로 센세이션이었다. 워쇼스키 형제가 매트릭스를 통해 보여준 상상력, 세계관, 연출, 색감과 음악은 그야말로 완벽에 가깝다는 찬사를 받았다. 기계 대 인간이라는 진부할 수 있는 주제를 새롭고 파격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SF영화계에도 한 획을 그었다.
영화 제목인 매트릭스는 기계들이 만들어낸 가상 세계를 뜻한다. 실제 인류는 기계와 전쟁에서 지고, 기계들에 에너지를 공급하며 사육당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들은 기계들이 만들어낸 매트릭스 속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꿈을 꾼다. 하지만 현실에서 깨어 있는 무리도 있다. 이들은 기계에게 지배당하는 인류를 구해내기 위한 싸움을 이어간다. 이 싸움을 이끄는 지도자 ‘모피어스’는 인류를 구해낼 구원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언을 믿는다. 모피어스는 그 구원자로 항상 무언가 세상이 잘못돼 있다는 의문을 품고 살던 프로그래머이자 해커인 ‘네오’를 지목한다. 하지만 정말 확실한가? 네오는 실제로 인류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20년도 더 된 작품인데도 스토리라인이 참신하지 않은가. 이제 정주행을 시작하자.
개요 액션 영화 l 미국 l 1999년 l 2시간16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특징 SF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명작
평점 IMDB ⭐ 8.7/10
◇어둠 속으로(2020~)
생명의 근원인 태양이 모든 살아있는 것을 파괴하는 죽음의 상징이 된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태양 자기장에 이상이 생겨 중성자 폭풍이 발생하고, 태양은 빛이 닿는 곳의 모든 생명을 앗아간다.
빙하가 녹아 물이 세상을 뒤덮거나 외계인·좀비·각종 괴생명체에 의해 인류가 멸망하는 아포칼립스물은 많았지만, 태양 그 자체가 위협이 되는 경우는 없었다. 지난해 공개 후 독특한 설정과 수준급 연출로 인기를 끈 넷플릭스 벨기에 오리지널 ‘어둠 속으로’가 최근 시즌 2를 공개했다.
시즌 1은 브뤼셀에서 출발한 항공기 내부를 배경으로 했다.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들은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가 되어 해가 뜨지 않는 서쪽으로 무기한 비행을 시작한다.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닿던 빛, 태양의 몰락은 기존의 질서를 뿌리부터 뒤흔든다. 기장과 승객, 군인과 민간인 등 기존 권력관계는 모두 무용해지고, 탑승객들 사이 생존을 위한 권력 다툼이 벌어진다.
이번에 공개된 시즌 2는 이들이 대피한 불가리아 지하 벙커에서 시작한다. 안전해 보이는 벙커 안에도 새로운 위기와 갈등이 도사리고 있다. 지하 벙커를 지키던 군인들과 민간인들은 부족한 식량과 자원을 두고 대립한다. 인간은 여전히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힘을 합칠 수 있을까, 아니면 이기심이 우리를 전부 갈라놓을까?
개요 드라마 l 벨기에 l 2020~2021년 l 시즌2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특징 태양이 두려운 인류, 이제껏 없던 아포칼립스물
평점 로튼토마토🍅88%, IMDb⭐7.1/10
◇오징어게임(2021)
벼랑 끝에 몰린 465명이 465억 원의 상금을 건 서바이벌게임에 도전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물. 원작이 따로 없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 드라마이다.
어느 날 갑자기 빚더미에 시달리던 465명에게 전달된 의문의 명함 한 장. 호기심에 전화를 건 이들은 약속 장소로 나오면 대가를 주겠다는 말에 혹해 낯선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건 목숨을 걸고 쫓고 쫓기는 죽음의 서바이벌 게임이었다. 이들을 불러모은 게임 주최 측은 갑자기 한국 어린이들이 즐겨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작하겠다고 말하고, 황당한 소리 말라며 자리를 떠나려던 참가자들을 갑자기 사살하기 시작한다.
아수라장이 된 장내에 남은 인원은 단 200여명. 그럼에도 혼비백산해 도망치던 이들은 딱 한마디에 탈출을 멈추게 된다. 바로 한국 어린이들이 즐겨하는 게임을 모방한 살인 게임에서 살아남는 단 한 명에게 465억원의 상금을 주겠다는 말이었다. 앞으로 남은 게임은 총 5개. 과연 이들 중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 등으로 때로는 묵직하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그렸던 황동혁 감독이 연출부터 시나리오 구상까지 도맡았다. 여기에 ‘관상’의 수양대군, ‘신세계’의 비밀경찰 등 스크린에서 주로 인생연기를 보였던 배우 이정재가 오랜만에 드라마 주연으로 나선다. ‘자본주의가 보여주는 인간 본성의 밑바닥’이란 주제와 서바이벌 생존게임이란 설정 자체는 사실 흔한 클리셰가 된 지 오래지만, 여기에 ‘한국형 어린이 게임’을 가미해 신선함을 높였다.
개요 l 한국 l 드라마 l 시즌 1(8부작)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특징 어릴 적 동심의 추억,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이 스릴러 장치라고? 궁금할 수밖에.
◇실리콘밸리(2014~2019)
미국 HBO에서 2014~2019년 방영한 드라마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는 개발자=너드 공식에서 나아가, 스타트업을 키워나가는 과정까지 충실하게 담은 작품이다. 현재 왓챠에서 모든 시즌을 볼 수 있다. 이미지·문서·동영상 파일을 혁신적으로 압축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지만, 정작 본인이 만든 놀라운 기술을 남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만큼 소심한 인물 리처드의 창업 도전기를 그렸다.
IT긱(geek·괴짜) 패션, 말투, 행동을 실감나게 묘사한 이 드라마는 창업가들의 사회 환원 의지까지 풍자 대상으로 삼는다. 드라마 속 벤처회사 대표들이 프레젠테이션에서 늘 강조하는 말은 ‘우리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 기승전 ‘사람을 위한 회사’ ‘삶을 바꾸는 혁신적 기술’ ‘사회에 대한 기여’ 같은 레토릭(수사법)이 난무한다.
창업가들이 기업 이름을 짓고, 로고를 만들고, 느닷없이 소송을 당하고, 투자금 때문에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모습을 잘 그렸다. 온갖 소동에 휘말리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멋진 대사들이 등장한다.
모든 에피소드에 유머 코드가 강하게 깔려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드라마다.
개요 드라마 l 미국 l 2014~2019 l 6시즌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특징 산전수전공중전…괴짜들의 창업 분투기
평점 IMDb⭐ 8.5/10 로튼토마토🍅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