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는 8일 기획재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주택 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나라는 기재부 나라냐”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도지사/조선DB

이 지사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 ‘이 나라는 기재부 나라냐는 어떤 분 말씀이 생각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평생주택의 공급이 재정 부담을 내세운 기재부의 반대에 막혀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인용하며 “기재부는 사실상 평생주택을 반대하고, 세제정비에서도 주거용 1주택자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재부가) 실효적 부동산감독기구에 대한 진척을 이뤘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관료들은 당연히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해야 한다”며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없게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말씀에 집값 안정의 모든 해답이 들어 있다”고 했다. 그는 “중산층용 장기 공공임대주택인 평생주택을 대량 공급해 주택 매입 수요를 줄이고, 부동산거래감독기구를 설치하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는 주택 거래로 돈을 벌 수 없게 하는 핵심장치”라고 했다. 평생주택은 이 지사가 추진하는 기본주택(무주택자가 입주해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개념의 장기 공공임대주택)과 비슷한 정책이다.

그는 “(기재부는) 투자나 투기를 위한 비주거용 주택에는 불로소득이 불가능하도록 세제를 정비하고, 굳이 집을 사지 않아도 중산층까지 평생 편히 살 수 있는 고품질의 장기 공공임대주택을 대량공급하며, 실효적인 부동산거래 감독기구를 설치 운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에는 여당, 야당 외에 관(官·행정부)당이 따로 있다는 말도 있다”며 “이 나라는 기재부가 아닌 국민의 나라이고 기재부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민을 위해 무한충성하는 대리인이자 머슴임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기본소득 도입 관련 입장’을 묻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도입 논의도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기본소득은 이미 세계적 흐름으로, 세계 경제는 한국의 기본소득 실험과 논의에 주목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기본소득 논의가 활발해진 상황에서 기재부가 먼저 나서 도입 논의조차 차단하는 모습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루에 기재부의 입장을 비판하는 글을 연달아 올린 것이다.

이 지사는 이 글에서 “기본소득은 일자리 감소와 노동력 가치 상실, 그로 인한 소비 절벽, 경제 막힘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전략이자 사람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권”이라며 “재난기본소득에서 증명됐듯 현재 복지체계를 흔드는 것이 아니다. 이를 보완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 혹은 재원 마련이 가능한 예산 범위 내에서 지급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또 “(홍 부총리의 답변은) 단순히 정해진 예산 총량에 맞춰 시대 변화나 국가 비전, 국민 삶 개선은 뒷전인 채 전형적인 탁상공론식 재정·경제 정책만 고수하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