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실시간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가 ‘이용자 사망 시 저작물에 대한 권한은 회사에 귀속된다’는 등 불공정 약관을 운영하다 공정거래위원의 요청을 받고 수정하게 됐다. 공정위는 12일 “아프리카TV 이용약관과 유료서비스 약관에서 5개 유형의 불공정약관을 시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TV는 10월 중으로 문제가 되는 약관 조항을 고쳐서 적용할 예정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아프리카TV는 약관을 통해서 이용자가 사망할 경우 저작물에 대한 권한이 아프리카TV에 귀속되도록 하고 있었다. 공정위는 이용자가 올린 영상에 대한 권한 역시 일종의 재산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상속되어야 한다고 보고, 해당 조항을 삭제하도록 했다.
또한 아프리카TV는 회사 측이 귀책 여부와 관련 없이 발생한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약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정위는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플랫폼이라도 플랫폼의 관리자로서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이용자 혹은 제3자로 인해서 손해가 발생했더라도 회사가 주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봤다. 기존 약관에 ‘회사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조항을 ‘회사에 귀책사유가 없거나, 회사의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 회사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식으로 바꾸도록 했다.
‘회사가 판단하는 경우 사전통지 없이 이용자의 영상을 삭제할 수 있다’고 규정한 약관도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통지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방향으로 바꿨다. 민사 소송 시 아프리카 TV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재판 관할 법원을 정하도록 하는 조항도 민사소송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결정하도록 했고, 이용자의 이의제기 기간을 1개로 짧게 정한 조항 역시 법적인 구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삭제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작년 구글(유튜브), 네이버 등 4개 사업자, 올해 트위치 TV의 약관을 시정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국내 최대 실시간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의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며 “이로 인해 미디어 플랫폼 업계 전반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이 개선되고, 소비자 피해도 예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