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식 양도 차익에 세금을 물리는 대주주 요건을 주식 보유액 ’10억원'(연말 기준)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안을 추진하자 이른바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은 19일 포털사이트에서 키워드 ‘홍남기(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해임 청원’으로 '실검(실시간 인기 검색어) 챌린지’에 나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세계은행(WB) 개발위원회(DC)'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19일 오전 네이버 카페를 통해 “오늘 아침 8~9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앞에서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규탄 시위를 하고 방금 사무실에 복귀했다”며 “이제부턴 ‘실검 챌린지’에 집중해달라”고 했다. ‘실검 챌린지’란 특정 시간대에 정해진 키워드를 집중적으로 검색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올리는 것을 말한다.

이날 한투협 공지사항 게시글은 ‘네이버 실검 1위 프로젝트’ ’10월 19일 월요일 오후 4~6시 검색 실행' ’700만 주식투자자 살리기' 등 내용과 함께 홍 부총리를 겨냥한 실검 챌린지 방법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에 따라 ‘홍남기 해임 청원’이라는 키워드는 이날 오후 5시 시사 카테고리 기준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3위를 기록했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또 개인투자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홍남기 부총리 해임에 대한 글을 올렸다. 지난 5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홍남기 기재부 장관 해임을 강력히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후 5시쯤 12만 655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해당 글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대주주 (요건인) 3억원에 대한 폐지 또는 유예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홍남기 부총리의 해임을 강력히 요청한다”며 “국민 여론과 대통령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참여 열의를 꺾지 말라는 당부에도 홍 부총리는 대주주 3억원 요건을 고수하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정부는) 기관, 외국인들과의 불평등한 과세를 기반으로 개인투자자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며 “대주주 3억원 요건이 시행된다면 개인투자자들의 엄청난 매도세에 기관과 외국인들의 배만 채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홍 부총리를 해임하고 진정 국민과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올바른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유능한 새 부총리를 임명해달라”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앞서 정부는 내년 4월부터 주식 양도 차익에 세금을 물리는 대주주 요건을 주식 보유액 ’10억원'(연말 기준)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대주주 요건을 지난 2017년 25억원, 2018년 15억원, 올해 10억원, 내년 3억원으로 낮추도록 했다. 이 안이 통과되면, 개인투자자는 특정 종목 주식을 연말 기준 3억원 이상 보유 시 향후 주식을 매도할 때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세를 내야 한다.

현행법은 대주주에 해당하는지를 따질 때 투자자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직계존비속(조부모, 손자 등)의 해당 주식 보유 물량을 합산한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은 “현대판 연좌제다” 등 불만을 쏟아냈다.

◇다음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 전문.

대주주3억에 대한 폐지 또는 유예에 대하여 반대입장을 고수하는 기재부장관의 해임을 강력히 요청드립니다

동학개미들의 주식참여에 어려운 경제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 이전 정권에서 수립된 대주주3억건에 대하여 국민의 여론과 대통령의 개미투자자들의 주식참여 열의를 꺽지 말라는 당부에도 기재부장관은 얼토당토 않는 대주주3억 규정을 고수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기관과 외인들과의 불평등한 과세를 기반으로 개미투자자들을 두 번 죽이고 있습니다

대주주3억이 시행된다면 개미들의 엄청난 매도에 기관과 외인들의 배만 채울것이며 또한 주식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이 되어 부동산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이 명약관화한 일입니다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기재부장관을 해임하시고

진정 국민개미들을 위한 올바른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유능한 새로운 장관을 임명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