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옵티머스 펀드 판매를 주도한 NH투자증권의 정영채 사장에 대해 위증 혐의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23일 오전 국정감사에서 “정영채 사장에 대해 정무위 차원에서 고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정 사장이 옵티머스와 관련해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에서 한 증언과,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증언이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정무위에서는 “옵티머스 관련해 연락·청탁 받은 적 없다”고 했지만, 농해수위 국감에서는 “김진훈 옵티머스 고문의 연락을 받고 실무자에게 소개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NH증권은 옵티머스 사모펀드 판매잔액 5151억원 가운데 84%인 4327억원을 팔았다. 옵티머스 사태 피해 규모가 이렇게 커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사실상 신생 운용사인 옵티머스의 상품을 이 정도로 많이 팔아준 배경이 석연찮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16일 국회에 출석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연합뉴스

◇"옵티머스 관련 연락 없었다"고 했는데…

앞서 정 사장은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에서 “옵티머스 펀드 판매와 관련해 연락·청탁을 받은 적 있느냐”는 질의를 받았다. 이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정 사장은 또 “경영진이 금융상품 판매에 관여할 수 없는 구조”라고도 했다

그는 김재현 대표와는 “작년 6월 식사 자리에서 처음 봤고 그게 마지막이었다”면서 “옵티머스 관련은 아니었다”고 했다. 양호 전 나라은행장(전 옵티머스 고문)에 대해서도 “모르는 분”이라고 했다.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에 대해서는 “한 차례 만난 적은 있지만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해 만난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정 전 대표가) 지난해 3월 본인의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과 관련해 상의할 게 있다고 왔다”면서 “해당 PF건은 우리 회사와는 (판매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의견 제시하고 마무리됐다”고 했다. 그는 “2008년 투자은행(IB) 업무를 하면서 우연히 한 차례 만난 적 있다”고도 나중에 덧붙였다.

◇"소개만 해줬다"로 말 바뀌어

그러나 16일 국회 농해수위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해서는 전날과 다르게 읽히는 발언을 했다.

정 사장은 옵티머스 판매 과정에 대해 “김진훈 옵티머스 고문(전 군인공제회 이사장)의 전화를 받고, 담당자에게 접촉해보라고 메모를 남긴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메모를 건네받은 실무 담당자로서는 압박을 느끼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많은 기관으로부터 요청이 온다”며 “내가 전달한 것 중에 담당자가 거부한 것도 있다”고 했다.

◇NH증권 “연간 펀드 426개 신규 판매, CEO가 일일이 결정 불가”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측은 “지난 13일 정무위 국감에서는 ‘펀드에 대해 추천받은 게 아니냐’고 물어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고, 16일 농해수위 국감에서는 ‘접촉한 적 있느냐’고 물어 연락받은 적 있다고 답변한 것”이라고 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작년 연간 426개 펀드를 신규로 판매 결정했고, 현재 사모펀드 640여개가 판매중”이라면서 “이들 라인업 중 하나가 되는 건 대단한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많은 펀드를 CEO가 일일이 보고받고 판매를 결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상품 판매 결정은 독립적인 상품승인기구에서 이뤄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