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올해 고용 상황이 크게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60대 이상 취업자는 매달 수십만명씩 증가(전년 동월 대비)하며 고용 참사를 막는 버팀목이 돼 왔다. 그러나 본지 분석 결과, 60대 취업자 수 증가분의 70%가량이 사실상 ‘허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 쇼크’가 고용 시장을 덮친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월평균 33만7000명씩 줄었다. 7개월간 다른 연령대에서는 모두 취업자 수가 감소했지만,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매달 평균 34만7000명씩 증가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노인 일자리 사업 등의 영향으로 60세 이상 취업자가 늘면서 고용지표 ‘붕괴’를 막는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런데 본지가 고용 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60대 일시 휴직자 수가 3~7월에 월평균 24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 증가분의 70%가 일시 휴직자였던 셈이다. 특히 코로나 쇼크가 가장 심했던 3월과 4월엔 60대 일시 휴직자 증가 수(52만9000명, 33만6000명)가 취업자 증가 수(33만6000명, 27만4000명)를 앞서기도 했다. 코로나 재확산의 영향을 받은 9월에도 60세 이상 일시 휴직자 증가 수(20만5000명)가 취업자 증가 수(41만9000명)의 절반까지 치솟았다.
일시 휴직자는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상 취업자로 잡히지만, 휴직 기간에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대로 된 취업자로 보기 어렵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일자리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고용지표를 나아 보이게 만드는 데 재정을 투입하기보다는, 50대 후반에 고용 시장에 나오는 은퇴자들을 재교육하는 데나 산업 발전에 돈을 써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