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직원을 둔 사장은 17만명 줄었고, ‘나 홀로 사장’은 6만명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내수 부진까지 더해져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0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비임금근로자는 전년 대비 16만1000명 줄어든 663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비임금근로자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가족의 사업을 돕는 무급가족종사자를 묶어 부르는 말이다.
비임금근로자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 대비 17만2000명 줄어든 136만3000명,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6만6000명 늘어난 419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원을 둔 사장이 경영이 어려워지자 직원을 내보내면서 ‘나 홀로 사장’이 됐거나, 아예 폐업을 했다는 뜻이다. 연령별로는 50대(-14만명), 40대(-10만 4000명) 등에서 비임금근로자가 감소했지만, 60세 이상과 20대 이하에서는 각각 8만 8000명, 1만 5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 수가 3000명에 불과해 ‘고용참사’로 불렸던 2018년 8월, 장하성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오히려 늘었다”면서 “고용 악화 원인을 최저임금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가 타격을 입었다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직원을 내보내거나 폐업해 그 숫자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늘었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자영업자에게 타격을 주지 않았다는 게 장 실장의 논리였다. 2018년 8월 당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7만명가량 늘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2만명가량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엔 전년 대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1만6000명 줄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9만7000명 늘어난 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면서 정부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됐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들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들에 비해 현재 상황을 더욱 비관적으로 보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중 ‘현재 사업체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답변한 비율이 86.4%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88.8%에 비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사업을 접고 싶다는 비율이 더 늘어난 것. 현재 사업을 그만두려는 주된 이유에 대해 ‘전망이 없거나 사업부진’(52.7%)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개인적인 사유(26.7%), 더 나은 업종으로 전환(9.9%) 순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상황은 녹록지 않은데, 자영업에 뛰어드는 사람은 큰 준비 없이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 중 사업준비기간이 1~3개월인 비율이 52.6%에 달하고, 이들의 최초 사업자금 규모도 5000만원 미만이 77.5%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하는 자영업자 중 일자리 경험이 없었던 비율도 20.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