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 사태에 사모펀드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지난 2월부터 사모펀드 판매를 잠정 중단했던 하나은행이 사모펀드를 다시 팔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사모펀드 관련 내부 재정비와 판매 기준 정립에 힘을 쏟았으며, 19일부터 사모펀드 판매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

최근까지 은행 고객들은 사모펀드를 외면하는 분위기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은행권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21조1126억원으로, 전년 말(25조3443억원) 대비 4조원 가량 줄었다. 새로 사모펀드에 가입한 고객보다 사모펀드에서 돈을 빼간 고객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하나은행은 싸늘하게 식은 고객 마음을 돌리기 위해 사모펀드 상품 검증 및 판매 절차를 강화했다. 하나은행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사모펀드는 자산의 실재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면서 “앞으로는 실재성을 직접 파악할 수 있는 상품에 한해서만 판매할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했지만 그런 상품은 아예 없었다. 앞으로는 펀드가 투자하겠다는 대상이 실제 존재하는지를 확인한 뒤에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판매 절차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보강된 상품 교육을 이수한 직원만 사모펀드를 판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또 고객에게 준 상품 제안서에 쓰인 내용대로 실제 운용이 되고 있는지 분기마다 점검하기로 했다. 고객은 점검 결과가 담긴 운용 보고서를 전달받게 된다.

◇그래서 어떤 상품?

하나은행이 이 같은 절차를 적용해 처음 내는 건 ‘하나글로벌인재개발원 선순위 대출채권’ 투자 상품이다.

상품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하나금융그룹이 쓰고 있는 건물(하나글로벌인재개발원) 소유주에게 돈을 꿔주는 상품이다. 하나글로벌인재개발원은 해외 기관 투자자, 하나금융 관계사 등으로 구성된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 소유다. 하나은행이 매달 내는 해당 건물 임대료를 바탕으로 PFV가 돈을 갚고 있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게 설계됐다는 게 하나금융 설명이다.

상품을 운용하는 회사도 하나금융 관계사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다. 하나은행 IPS(Investment Product Service) 부서에서 한 차례 또 검증한 뒤 출시를 결정했다고 한다. 수익률은 2%대 중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