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씨와 ‘선박왕’으로 불렸던 선박업체 시도상선 권혁 회장 등이 올해 국세청 고액·상습 체납자 공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임씨는 종합소득세 등 3억원을 체납했고, 권 회장은 증여세 등 총 22억원을 내지 않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6일 공개된 국세청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전 야구선수 임창용(왼쪽)씨와 '선박왕' 시도상선 권혁 회장/조선DB

국세청은 6일 홈페이지를 통해 2020년 고액·상습체납자 6965명의 인적사항을 공개했다. 고액·상습체납자 공개 대상은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가 2억원 이상인 체납자다. 고액·상습체납자 중 개인은 4633명, 법인 2332명으로 총 체납액은 4조820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공개 인원은 127명 늘었지만, 총 체납액은 5870억원 감소했다. 국세청은 “체납액이 100억원 이상인 체납자가 작년보다 14명 줄어드는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체납액을 구간별로 보면, 2억~5억원 구간이 4732명으로 67.9%를 차지했고, 5억~10억원(1485명·21.4%), 10억~30억원(601명·8.6%)으로 나타났다. 100억원 이상 체납자도 28명에 달했다.

올해 새로 공개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 중 체납액이 가장 많은 사람은 경기 성남시에서 도박업을 하던 이성록(44)씨로, 그는 부가가치세 등 총 1176억원을 체납했다. 법인 중에선 하원제약이 근로소득세 등 260억원을 내지 않아 올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지난해까지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 중 개인 최고 체납자는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자 홍영철(46)씨로 1632억원을 체납 중이다. 2위는 박국태 씨엔에이치케미컬 출자자(1223억원), 3위는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1073억원)이다. 뒤를 이어 조동만 전 한솔 부회장(714억원),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의 아들인 정보근 전 한보철강공업 대표(644억원), ‘다단계 사기’ 주수도 전 제이유그룹 회장(570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전두환 전 대통령(31억원)도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편, 국세청은 이날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 79곳, 조세포탈범 35명의 인적사항도 함께 공개했다. 불성실 기부금단체 공개 대상은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했거나, 기부금 영수증 발급명세서를 작성·보관하지 않은 단체 등이다. 조세포탈범 공개 대상은 장부를 소각·파기하거나, 경제적 능력이 없는 자의 명의로 위장하는 등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세금을 내지 않아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