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10월은 여름철이 지나고 가을철을 맞아 새 신랑·신부들이 식을 많이 올리는 결혼 성수기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가 야속했다. 코로나가 제때 안 잡히면서 10월 웨딩마치를 울린 커플이 전년 대비 19%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출생아가 사상 처음으로 30만명을 밑돌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해 혼인 감소에 따라 내년 저출산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혼인 19% 급감...코로나에 결혼 미뤄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0년 10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10월 전국 혼인건수는 1만6473건에 그쳤다. 작년(2만327건)과 비교해 19% 급감한 것이다. 코로나 재확산 여파로 결혼식을 올리기 어려워지고, 그러면서 결혼 자체를 늦춘 경우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감소율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1차 충격파가 불어닥친 지난 4월(-21.8%), 5월(-21.3%) 이후 최악이다. 올해 1~10월을 통틀어선 혼인건수가 10.6% 감소했다.
지난 10월 전국에서 태어난 아이 수는 2만1934명에 그쳤다. 전년 대비 14.4% 감소한 것이다. 1981년 통계 집계 이후 10월 기준 사상 최저치다.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지난 2015년 12월 이후 59개월째 전년 동기 대비 감소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출산율 1명’ 깨지고, 올해는 ‘출생아 30만명’ 밑돌 듯
올해 1~10월에 태어난 아이는 모두 합쳐 23만3702명에 그쳤다. 통상 연말로 갈수록 출생아 수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출생아 수는 사상 처음으로 30만명을 밑돌 것이 확실시된다.
출생아 30만명은 전문가들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꼽은 수치 가운데 하나다. 작년에는 또 하나의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합계출산율 1명’ 밑으로 떨어진 바 있다. 그런데 올해는 그보다도 약 9% 정도 줄었다. 그만큼 저출산 현상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사상 최악’이 유력한 올해보다도 출생아가 더 적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혼인건수가 전년 대비 10% 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혼인건수는 이듬해 출생아 수를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지표로 꼽힌다.
◇대한민국이 쪼그라든다...1~10월 인구 8만명 자연 감소
그러면서 우리나라 인구는 ‘자연적으로’ 쪼그라들고 있는 상태다. 갑자기 전쟁이 나거나 이민이 늘어서가 아니라,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더 많은 상태가 됐다는 얘기다. 올해 1~10월 우리나라에 태어난 아이 수는 17만3197명이었지만, 사망한 사람은 25만2518명이었다. 약 8만명 가까이 인구가 줄었다는 얘기다. 올해 10월에도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4619명 더 많았다. 이 같은 인구 자연감소는 12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한편 10월 이혼건수는 9349건으로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1~10월 누계로도 4.3% 줄어든 상태다. 일각에서는 ‘재택근무가 늘어나면 부부 간 갈등이 많아지며 이혼이 늘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수치로는 그런 가설에 근거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