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가계 빚 폭증과 금융-실물 간 괴리 현상이 위태롭다며 경고 사인을 띄웠다. 개인투자자들은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코스피와 코스닥 두 시장에서 1조4000억원 넘게 주식을 순매수하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5일 범금융권 신년사를 통해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 실물 간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서는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으므로 금융시스템의 취약부문을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1년은 금융권의 위기관리 능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서는 한 해가 될 수 있다”면서 “리스크를 관리하고 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아 경제 여건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인 만큼 가계와 기업에 대한 지원을 이어나가야 한다면서도, 단계적으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채무조정과 이자유예 조치가 좀비 기업만 양산해 결과적으로 금융시스템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이다.
그는 “정책당국과 금융권의 유동성 공급과 이자상환 유예조치 등으로 잠재되어 있던 리스크가 올해는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높은 수준의 경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