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치킨과 양념 치킨 등 한국식 치킨이 그동안 한식(韓食)의 대명사였던 비빔밥과 불고기를 제치고,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한식' 1위에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7일 발표한 ’2020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식은 한국식 치킨(13.3%)으로 나타났다. 김치(11.9%)나 비빔밥(10.3%), 불고기(8.6%) 등을 제쳤다. 한국식 치킨은 고추장·간장 같은 한국 장류를 활용한 소스를 바른 치킨을 말한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8~9월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중국 베이징, 일본 도쿄, 태국 방콕, 호주 시드니 등 주요 도시 16곳 시민 80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향후 먹어볼 생각이 있는 한식'에서도 치킨은 1위(29.3%·중복 응답)를 차지했다.

반면 싫어하는 한식은 소주 같은 한국식 술(14.1%), 김치(9.5%) 등이 꼽혔다. 자주 먹는 한식은 김치(33.6%), 비빔밥(27.8%), 한국식 치킨(26.9%) 등의 순서였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식 치킨이 사랑받는 이유는 우선 닭튀김이 세계 공용의 음식인 것과 관련 있다. 닭이라는 재료, 튀김이라는 요리법 모두 어느 나라에서나 흔히 볼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치킨·불고기 등은 외국인이 큰 거부감 없이 도전해볼 수 있는 편”이라고 했다.

여기에 한국 특유의 소스가 더해졌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한국 치킨 산업은 내수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튀김옷·소스 등에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 독창적인 소스 등을 개발해 세계인 입맛도 사로잡는 것”이라고 했다. ‘치킨’이라는 익숙한 음식에 한국의 기술력이 더해진 결과라는 것이다.

한류 열풍도 치킨 인기에 도움이 됐다. 영화·드라마 등에서 ‘치맥(치킨과 맥주의 합성어)’을 먹는 장면이 곧잘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별에서 온 그대’ 인기로 중국인들 사이에서 치맥 열풍이 분 게 대표적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 진출한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은 모두 36곳으로 매장 1166개를 냈다. 전년(34개 기업 991개 매장)보다 기업·매장 수가 모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