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직접 투자가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악의 한·일 관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일본의 대한(對韓) 직접 투자는 전년에 비해 반 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산업부가 12일 발표한 ’2020년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2020년 외국인 직접투자(FDI·Foreign Direct Investment)는 신고 기준으로 전년 대비 11.1% 감소한 207억5000만달러(약 22조7900억원)였다. 실제 집행을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17% 감소한 11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투자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국가별로는 최근 한국과 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는 일본의 투자가 급감했다. 지난해 일본의 FDI는 전년(14억달러)의 반 토막인 7억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최근 한국에 대한 FDI는 2018년 269억달러에서 2019년 233억달러, 지난해 207억달러로 2년 연속 감소세다. 특히 지난해엔 서비스업에 비해 제조업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의 감소 폭이 컸다. 제조업은 2019년 82억달러였으나 지난해 60억달러로 감소했고 서비스업은 148억달러에서 144억달러로 감소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주 52시간제 도입 등 각종 규제가 겹친 탓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투자 감소세 속에 외투 기업들의 한국 철수도 계속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외투 기업 등록 말소 건수는 2017년 1028건, 2018년 791건, 2019년 738건에 달했다.

외국인 직접 투자 감소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외투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조치 폐지,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투자 여건 악화를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코로나 이전부터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 상승, 각종 규제 강화로 경영진의 부담 증가, 법인세 인상 등이 기업들의 투자 제약 요건으로 작용했다”며 “결국 일자리 감소와 소득 악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