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자영업자의 나라’다. 전체 취업자 4명 중 1명이 자영업자로 G7(주요 7국) 평균의 2배가 넘는다. 그래서 다른 나라보다 자영업자를 적극 보호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비율이 높은 만큼 한국 경제가 감당해야 할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2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24.6%에 달한다. G7 평균은 12%다. 미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6.1%, 캐나다는 8.2%, 독일은 9.6%, 일본은 10%, 프랑스는 12.1%, 영국은 15.6%에 그친다. 그나마 이탈리아가 22.7%로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주요국들은 코로나 사태로 가게 문을 닫게 된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독일은 봉쇄 조치를 강화하면서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에게 임대료 등 고정비를 최대 90%까지 지원했다. 일본도 임대료의 3분의 2를 6개월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 3월 이후 3차례 재난지원금을 지원했지만 한 달치 임대료도 안 된다는 비판이 많다.
하지만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G7에 비해 자영업자 비율은 2배가 넘지만 경제 규모는 3분의 1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원 대상은 많은데, 지원할 돈은 모자란 상황이다. OECD에 따르면, 2019년 G7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은 평균 6조1685억달러로 우리나라(2조2758억 달러)의 3배에 달한다.
이런 상황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자영업자 손실 보상은 G7 국가들이 하고 있는 지원 방식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손실 보상 법안 중 민병덕 의원안은 월 24조70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 제한 정도에 따라 손실 매출액의 50~70%를 보상하는 것이 골자다. 업종에 따라 100만~300만원씩 나눠준 3차 재난지원금에 든 예산이 4조1000억원인데 매달 이 돈의 6배를 지원하자는 것이다. 같은 당 강훈식 의원안도 월 1조2000억원이 필요하다. 문제는 돈 쓸 계획만 있고 재원 조달 방안은 없다는 점이다. 당장은 빚을 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증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846조9000억원이었던 국가채무는 올해 956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22년(1070조3000억원) 10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당장 올해 100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