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2976.21이라고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 넘게 하락하면서 지난 7일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이후 15거래일(8~28일) 동안 지켰던 3000선 아래로 밀렸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은 1조700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4000억원, 기관 투자자가 2500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3.38% 급락해 928.73으로 마감됐다. /연합뉴스

29일 코스피가 전일 대비 3.03% 하락한 2976.21로 장을 마감하면서 3000선이 무너졌다. 지난 7일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3000선에 도달한 지 거래일 기준으로 16일 만이다. 코스피는 지난 25일에는 종가 기준 3200선까지 넘어서기도 했지만, 다음 날인 26일부터 4일 연속 하락하면서 3000 아래까지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인 하락일 뿐 코스피가 하락세로 완전히 방향을 튼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날처럼 코스피가 전일 대비 3% 이상 하락한 것은 지난해 8월 20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외국인들이 이날 코스피에서 1조4312억원을 순매도한 영향이 컸다. 외국인들은 이날까지 4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4일간 순매도액이 5조6225억원에 달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1조6971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1월 한 달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만 주식을 22조338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개인 순매수액(47조4907억원)의 4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삼성전자 주식(우선주 포함)만 12조원어치 순매수했다.

2021년 1월 코스피 동향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은 코스피가 2800선을 넘어가면서부터는 ‘과열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고, 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시기에 맞춰 차익 실현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뉴욕 증시에서 게임스톱 등 일부 종목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것 역시 국내외 주식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증시 중에서도 대표적인 시장인 뉴욕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투자로 일부 종목의 주가가 폭등하는 현상은 대부분 투자자들에게 ‘시장이 비이성적인 국면에 접어들었다’라는 불안감을 갖게 하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잠시 현금 비중을 늘렸다가 주가가 안정된 다음 다시 투자하자’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 하락은 시장의 과열을 식혀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코스피가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가거나, 하락세로 완전히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말 2267.15였던 코스피는 석 달도 되지 않는 기간 만에 10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하며 지난 25일 종가 기준 3208.99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처럼 코스피가 짧은 기간 급격히 상승한 만큼 과열된 시장을 안정시키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현석 센터장은 “시장이 안정되면서 지수가 최고점 대비 10% 정도는 하락해 2950 정도까지는 내려갈 수 있다”면서도 “한 달 정도는 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이 이어지다가 코로나 백신이 효과를 보이는 등 새로운 ‘모멘텀’이 생길 때 다시 상승세를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