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도 결국 국민이 낸 돈으로 투자하는 것인데 왜 계속 주식을 팔아서 개인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나요?”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쏟아내는 불만이다. 국민연금을 주축으로 한 연·기금이 지난해 12월 24일부터 17일까지 35일 연속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세웠던 28일 연속 순매도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연·기금은 국내 주식을 11조8000억원어치 순매도했는데, 지난해 순매도액(3조4000억원)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연·기금의 순매도세 때문에 주가가 더 오르지 못하거나 추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17일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5년간 자산 중 국내 주식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목표 비율을 2016년 20%에서 지난해 17.3%까지 낮췄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주식 비율이 19.6%로 목표치를 이미 초과했고, 그 이후로도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하는 등 주가가 계속 오르면서 이 비율이 더 높아진 것이다. 국민연금은 자산별 비중이 목표 비중보다 5%포인트까지 높아지는 것은 허용하는데, 이 허용 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에 국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국내 주식처럼) 가격이 많이 오른 자산은 팔고, 가격이 하락한 자산을 사는 ‘리밸런싱’이 장기적인 성과에는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시장 영향력 및 변동성 확대 우려 등을 감안해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고 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만큼 과도하게 국내 주식을 팔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