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당장 국내 주식 매도를 중지하시기를 청원합니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런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국민연금의 주식 시장 매도 행태는 우리 기업들의 잠재력, 국민 개인의 염원, 그리고 긍정적인 미래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들은 작년 12월 24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국내 주식을 12조586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37일 연속으로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2009년 기록한 연·기금 최장 연속 순매도 기록(28일)을 갈아치웠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빚투(빚내서 투자)’까지 하면서 투자에 나선 개미들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주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고 불만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신용거래융자)를 크게 늘리면서 이들이 낸 이자만 1조원에 육박한다. 역대 최고인 9970억원을 기록했다.
연·기금의 맏형 격인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17.3%였던 전체 자산 중 국내 주식 목표 비율을 올해 말에는 16.8%까지 낮출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처럼) 가격이 많이 상승한 자산을 팔고, 가격이 하락한 자산을 사는 것이 장기 성과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가격이 많이 오른 자산을 팔아 차익 실현을 하고 자산별 비중을 조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국민연금은 반대로 국내 증시 주가가 하락세에 있을 때는 국내 주식을 사들여 추가적인 하락을 막아주는 ‘안전판’ 역할도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