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풀린 유동 자금 3100조원이 어디로 갈 것인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은퇴자들은 수익형 부동산에 눈을 돌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투자 환경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오피스텔도 수익형 부동산 중 하나다.

오피스텔은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포함한 정부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주택 투자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게다가 코로나 시국에서 재택근무가 보편화하면서 개인 사무실용 오피스텔에 대한 선호도 증가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상황은 좋았다.

7·10 부동산 대책에서 다주택자 부동산 세제 강화 내용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주거용 오피스텔이 주택에 포함되면서 투자 열기가 빠르게 식는 모습이다. 정부가 7·10 대책 후속 조치로 마련한 지방세법 개정안이 작년 8월 12일부터 시행된 후 주거용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취득세가 중과되면서 오피스텔 거래량과 청약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과연 올해는 은퇴 자금으로 오피스텔에 투자하기 적절한 시기일까?

◇작년 지방세법 개정 후 오피스텔 하락세 전환

이전에도 양도소득세의 경우 주거용 오피스텔을 아파트 입주권과 함께 주택 수에 포함해 세율을 따졌다. 그렇지만 취득세는 오피스텔·아파트입주권을 주택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오피스텔을 가진 무주택자도 내 집 마련 첫 구입 시 1주택 세율로 취득세를 내면 됐다.

하지만 앞으로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포함돼 중과된 세율로 세금을 내게 된다. 예를 들어 주거용 오피스텔을 2채 보유한 사람이 향후 서울에서 6억원짜리 아파트를 1채(전용 85㎡ 이하) 구매 시, 개정 전에는 취득세로 아파트 매입가에 해당하는 6억원의 1.1%(660만원)만 내면 됐다. 그러나 개정 후엔 3주택자로 간주돼 12% 취득세에 지방교육세 0.4%를 포함해 총 12.4% 세율이 적용된 7440만원을 내야 한다. 세 번째 주택이 비규제 지역에 있더라도 8.4%(5040만원)의 세금이 부과되는 등 세부담이 커졌다.

지방세법이 개정되면서 작년 상반기까지 매매가와 거래량이 가파르게 상승하던 오피스텔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다. 작년 8월 이후 한국부동산원 청약 접수 홈페이지인 ‘청약홈’을 통해 분양한 오피스텔 단지는 모두 청약이 미달됐다. 인천의 이안논현오션파크와 주안역미추홀더리브는 각각 380가구 모집에 23명, 345가구 모집에 59건의 청약만 접수됐다. 광주 서구 센트럴광천더퍼스트 또한 436가구 모집에 청약 건수는 9건에 불과했다. 서울 구로구 칸타빌레8차 오피스텔 역시 360가구 모집에 96명이 청약하며 미분양을 기록했다.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오피스텔 과잉 공급 우려까지 제기되기 시작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피스텔 공급이 꾸준히 증가해온 결과, 2018년 전국 오피스텔 입주 물량이 7만9833가구에서 지난해 9만3619가구로 17% 늘어났기 때문이다.

◇오피스텔도 보유 및 투자 전략 필요

따라서 은퇴 자금으로 지금 오피스텔에 투자하려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가치가 떨어지는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세금을 고려해 시급히 정리해야 한다. 소득세 과세 표준이 10억원 이상인 3주택자의 경우 오는 6월 이후 집을 팔면 양도세율이 최고 75%(양도소득세 최고 세율 45%에 다주택자 30%포인트 중과)에 달한다. 여기에 지방세 7.5%까지 더하면 최종 적용 세율은 82.5%까지 이를 수 있다. 1억원짜리 오피스텔 하나 갖고 있다는 이유로 수천만원을 세금으로 더 내야 할 수도 있기에 보유 부동산 자산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신규 분양 물건을 투자할 때는 지역 오피스텔 평균 전용률(분양면적 대비 전용면적 비율)을 비교하고 분양 가격 적정성을 검토하는 등 세심히 살펴야 한다. 향후 오피스텔 주차장 설치 기준이 전용면적 60 ㎡ 초과 시 가구당 1대 기준을 적용해야 함에 따라 분양가가 상승하고, 전용률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 새로 지어지는 오피스텔의 경우 투자를 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다가구 주택 등 오피스텔과 경쟁하는 상품들도 살펴야 오피스텔의 가격 경쟁력을 따져볼 수 있다. 매입 시 이런 요인들을 간과한다면 향후 임대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별 오피스텔 공급량에 유의해야 한다. 향후 서울 소재 대형 오피스 건물이 주거시설로 용도 변경을 예정하고 있어 서울 여의도, 광화문 권역 내 오피스텔 공급량 증가는 지속될 예정이다. 지역의 수요 대비 오피스텔이 늘면 임대수익률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미 작년 상반기 전체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은 4.8%로 2015년 5.5% 이후 줄곧 하락세이다. 공급량 증가가 주요 원인인 만큼 지역의 신규 오피스텔 공급뿐 아니라 서비스드 레지던스, 도시형 생활주택 같은 경쟁 상품의 공급량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