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 투자하는 국내 EMP 펀드 현황 / 1년 연간 수익률 높은 EMP 펀드

분산 투자를 이중으로 해서 위험을 낮추는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가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투자자들이 직접 주식 투자를 선호해 펀드가 외면받고 있지만, 국내외 주식시장에 최대한 분산 투자하는 EMP 펀드에는 돈이 몰리고 있다.

EMP 펀드는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투자하는 상품이다. ETF가 이미 특정 국가의 증시나 특정 업종을 대상으로 분산 투자를 하는 상품인데, EMP는 여러 ETF에 투자하기 때문에 분산 투자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측면이 있다. 9일 펀드 평가사 제로인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에 따르면 국내 출시된 EMP 펀드의 수는 2016년 12개에서 올해 55개까지 늘었다. 이들 펀드 전체 순자산도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늘었다.

◇ETF와 함께 성장하는 EMP 펀드

EMP 펀드는 운용 보수가 낮고, 소액으로도 분산 투자가 가능한 ETF의 장점을 살린 펀드라고 할 수 있다. 국내외 ETF 시장의 성장과 함께 EMP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내 ETF 시장 전체 순자산은 2018년(연말 기준) 41조원에서 올 들어 56조원까지 커졌다. 글로벌 ETF 리서치 업체 ETFGI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 세계 ETF 시장 규모는 약 7조7000억달러(약 8786조원)에 육박한다. 국내외 다양한 ETF 상품을 통해서 EMP 펀드를 꾸리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EMP펀드는 ETF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2016년 668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EMP펀드 총 순자산이 2019년 4496억원, 2021년 9892억원으로 늘었다.

EMP 펀드를 통한 투자는 안정적인 수익률 보장을 목표로 한다. 주가가 상승할 때 화끈한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해도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안정적인 성향의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할 주식 종목을 직접 고르는 것이 아니라 국가나 업종 단위로 투자처를 고르고 있는데, 이러한 트렌드 속에 EMP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창헌 EMP운용본부 본부장은 “이제는 특정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나 전기차처럼 투자할 분야나 선진국·신흥국처럼 투자할 국가를 정하는 식의 투자 트렌드가 생겼다”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 ETF나 EMP 펀드가 인기를 얻는 것”이라고 했다.

◇KB·미래에셋자산운용 EMP 선전

국내 EMP 펀드 중에서는 1년 수익률 기준으로 브이아이카멜레온EMP 펀드가 수익률이 59.3%로 가장 높다. 하지만 순자산 규모 100억원 이상 EMP 펀드 중에서는 KB다이나믹4차산업 EMP 펀드가 56%로 수익률이 가장 높다. 이 펀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 아래 다양한 유망 산업 관련 ETF에 분산 투자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로봇, 클린 에너지, 바이오 테크, 포스트 코로나 산업 관련 ETF에 분산 투자한다.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분야에 투자하면서, 새로운 유망 분야가 부각되면 그와 관련된 ETF에 새롭게 투자를 한다.

미래에셋글로벌코어테크EMP 펀드(순자산 814억원) 역시 1년 수익률이 49.4%로 EMP 펀드 중에서 다섯째로 높았다. 전 세계에 상장된 ETF를 활용해 글로벌 혁신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로, 정보기술(IT), 산업재, 소비재, 헬스케어 등이 주요 투자 분야다.

미래에셋은 세계 ETF 시장에서 순자산 규모 16위에 해당하는 주요 운용사로 EMP 펀드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미래에셋 EMP 밸런스스타일 펀드, 미래에셋 AI 스마트 베타 EMP 펀드도 1년 수익률이 50%, 35.9%로 높은 편이었다.

☞EMP(ETF Managed Portfolio)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는 자산의 50%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투자하는 펀드다. ETF가 특정 국가 증시나 업종에 분산 투자를 하는 상품인데, 여러 ETF에 투자하는 EMP 펀드는 분산 투자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투자 상품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