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업계에서는 걷기·달리기·수영·등산·사이클 등 5개 운동 종목의 활동량을 측정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스마트 워치로 운동량을 측정해 다음 달 보험료를 최대 25%, 60개월간 할인해주는 ‘라이프플러스 운동하는 건강보험’을 지난 2일 출시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다음 달 보험료가 할인되므로 아직 보험료를 할인받은 가입자는 없지만 최대 할인액이 110만원이나 되기 때문에 많은 고객이 이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헬스케어 상품 확대될 가능성”
이처럼 건강관리와 재테크를 결합시킨 ‘헬스케어 재테크’가 뜨고 있다. 특히 보험업계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AXA손해보험은 올해 ‘초간편고지건강보험’을 출시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가입자들의 복약 관리를 보조하는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복약률이나 걸음 수 목표 중 하나를 달성하면 보험료가 5% 할인되고, 두 목표 모두 달성 시 30%까지 할인된다. 만성질환이 있는 가입자들이 꾸준히 건강관리를 하도록 돕게끔 설계된 상품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비흡연치아보험 할인 특약’을 통해 질환 발생 가능성이 비교적 낮은 비흡연자에겐 최대 19%까지 보험료 할인 혜택을 준다. 흡연자도 건강증진개발원 주관의 금연캠프와 사후 관리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비흡연자처럼 똑같이 할인받을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헬스케어 관련 금융 상품은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 금융 당국도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미 재작년 5월 금융위원회는 보험사가 부수 업무로 금연이나 다이어트 지원 같은 건강관리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작년 말엔 이런 건강관리 서비스를 기존 가입자뿐 아니라 비가입자에게도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올해는 만보기나 혈당측정기처럼 보험사가 제공할 수 있는 건강관리 기기 금액 한도가 현행 10만원보다 높아진다.
보험 계약자 건강 정보와 연계해 보험료 할인을 제공하는 ‘건강증진형 보험’ 실적도 증가 추세다. 2018년 6만8000여 건이던 건강증진형 보험 실적(신규 계약)은 지난해 상반기 48만103건으로 2년 만에 7배로 뛰었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올 초 업무계획에서 “헬스케어 서비스와 개인연금 상품 등을 중심으로 업계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걸음 수 따라 금리 달라지고, 담뱃값만큼 불입
은행권도 걸음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다르게 주거나 금연과 연계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 ‘도전365 적금’이 대표적이다. 하나멤버스 앱과 연동해 걸음 수에 따라 최대 연 1.5% 금리를 추가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테면 걸음 수가 200만보 이상~300만보 미만이면 연 0.7%, 300만보 이상~350만보 미만이면 연 1.1%, 350만보 이상이면 연 1.5%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각종 우대금리를 더하면 최대 연 2%까지 금리를 받는다. 다만 월 불입 한도는 20만원이다.
신한은행은 걸음 수에 더해, 식단과 수면 관리까지 우대금리 조건에 넣었다. ‘헬스플러스 적금’은 만기일 전일까지 10만보 이상 걷거나, 아침·점심·저녁 식단을 10일 이상 기록하거나, 수면 패턴을 10일 이상 기록한 경우 연 0.1% 우대금리를 준다. 월 100만원까지 불입할 수 있고 최대 금리는 1.5%이다.
부산은행은 작년 초 금연 특화 상품인 ‘담뱃값 적금’을 출시했다. 금연 다짐 서약 시 0.3%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적금 불입 시 담배 이름을 선택하면 담뱃값만큼 적금 계좌에 돈을 넣을 수 있다. 1갑을 선택하면 하루 최대 1만원, 2갑을 선택하면 최대 2만원(월 30만원)까지 적립할 수 있다. 각종 우대금리를 합치면 연 3%까지 이자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