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오픈뱅킹 후발 주자’로 뛰어든 저축은행들이 연 최고 금리 10%인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고객 확보에 나섰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앱에서 은행·증권·핀테크·카드사 등 타 금융사에 있는 본인 계좌를 조회하고 출금·이체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동안 저축은행은 대형 저축은행 중심으로만 모바일 플랫폼 등을 개발했지만 저축은행 통합 앱 ‘SB톡톡플러스’를 2019년 9월 출시하면서 비대면 금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축은행 이용의 편의성이 높아진 셈이다.

/그래픽=김성규

◇최고 10% 금리로 고객 유혹

저축은행중앙회는 오픈뱅킹 출시를 기념해 오는 7월 2일까지 연 10% 적금 금리를 주는 특판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월 최대 10만원까지 불입할 수 있고 만기는 1년이다. 저축은행 통합 앱에서 오픈뱅킹에 가입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SBI 저축은행의 모바일 앱 ‘사이다뱅크’에서도 오픈뱅킹 출시를 맞아 연 최대 4% 금리를 주는 ‘행운금리적금’ 특판을 선보였다. 오픈뱅킹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다음 달 19일까지 선착순 2만명에게 판매한다. KB저축은행도 오픈뱅킹 이용자를 대상으로 선착순 1만명에게 최대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골드키위적금’을 내놓았다.

이런 저축은행 고금리 상품들에 가입해도 최고 금리를 받기는 쉽지 않다. 우대 금리를 받기 위한 조건들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또 불입액이 크지 않아 금리가 높더라도 실제 손에 쥐는 이자는 많지 않을 수 있다. 예컨대, 저축은행중앙회의 연 10%짜리 적금은 1년 만기 후 이자를 5만원 정도 얻을 수 있다. 또 제휴 카드에 가입해 3개월간 누적 30만원 이상을 써야 하는 조건 등이 붙는다.

SBI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 상품은 둘 다 월 최대 불입액이 20만원이다. 불입액을 꽉 채워도 만기 후 이자는 4만원대에 불과하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카카오톡으로 상품을 친구에게 공유하는 식으로 우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KB저축은행은 키위입출금통장에서 10회 이상 자동 이체해야 하는 등의 조건이 있다.

◇하루에도 저축은행 여러 곳 예금 가입 가능

저축은행 이용자들은 저축은행을 주 거래 은행으로 쓰기보다는 이처럼 특판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서나 목돈을 잠시 보관하는 용도로 이용하고 있다. 특히 단기간 다수 계좌 개설이 제한되는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통합 앱 ‘SB톡톡플러스’를 통해 하루에도 저축 은행 여러 곳의 정기예금에 가입할 수 있다.

이렇게 ‘SB톡톡플러스’ 전용 계좌를 통해 가입한 저축은행 정기예금이 지난 4월 말 기준 1조553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저축은행 정기예금 누적액 중 4분의 1에 달하는 금액이다. 수시 입출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단기간 목돈을 넣어놓는 용도로 많이 쓰이고 있다. 현재 SB톡톡플러스 앱을 통해 79사 저축은행 중 71사의 예금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저축은행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되기 때문에 만약 이를 넘어서는 금액이라면 두 군데 이상의 저축은행으로 분산하는 편이 낫다.

목돈을 잠시만 보관할 경우 금방 해지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약정 이자가 높은 저축은행 ‘파킹통장’을 쓰기도 한다. 주차하는 것처럼 돈을 하루만 맡겨도 일반 통장보다 높은 이자를 주기 때문이다. 상상인저축은행 ‘파킹통장 369 정기예금’은 기본 연 1.25% 금리가 적용되고 9개월 이상 예치 시 연 1.5% 금리를 준다. 지난 2월 출시 때보다 기본 금리가 0.05%포인트 낮아졌지만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0%대인 만큼 갈 곳 잃은 자금이 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