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02% 떨어진 3만5603.08에 마감했습니다. 반면 S&P500은 0.3% 상승한 4549.78을 기록했습니다. S&P500은 7일 연속 상승세로, 사상 최고치입니다. 올 들어 S&P500은 55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나스닥은 0.62% 오른 1만5215.70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29만명으로 전주보다 6000명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S&P500도 사상 최고’, ‘스멀스멀 오르는 금리’, ‘美 상장 중국 기업, 운명은?’을 꼽았습니다. 월가에선 증시와 관련한 다양한 호재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일 자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출범시키고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해 상장시키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에 합병 상대로 지목된 디지털 월드 애퀴지션(DWAC)의 주가가 한 때 400%나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S&P500도 사상 최고
S&P500이 7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면서 21일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9월2일 올 들어 54번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다시 55번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입니다. S&P500은 이달 들어 5% 가까이 오르면서 9월에 기록했던 4.8% 하락폭을 회복했습니다. 전날 장중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다우 지수는 이날 소폭 하락해 종가 기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최근 월가의 주가 상승은 기업 실적이 이끌고 있습니다. 전날 장 마감 후 월가 이익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던 테슬라는 이날 3.26% 오르면서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테슬라는 3분기 주당 순이익이 1.86달러로 월가 전망인 1.67달러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순익은 16억 달러로 1년전 3억3100만 달러에서 폭증했습니다. 앞서 19일 월가의 주당 순이익 전망과 가입자 전망을 뛰어 넘는 실적을 발표했던 넷플릭스도 이날 4.48% 올랐습니다. 넷플릭스의 경우에는 3분기에 순가입자가 438만명이라고 발표해서 월가 전망인 372만명을 훨씬 뛰어 넘었습니다.
시장 조사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101개의 S&P500 기업 중 84%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이익 전망을 넘어서는 실제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날 월가 투자자들은 고용 지표에도 안도 했습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29만명으로 전주보다 6000명 줄었습니다. 이는 또 미국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던 작년 3월 둘째 주에 나왔던 25만6000명 이후 최저치입니다.
다만 이날 실적을 발표한 IBM의 3분기 매출은 176억2000만 달러로 월가 전망인 177억7000만 달러에 못 미쳤고, 주당 순이익도 2.52달러로 월가 전망인 2.5달러에 못 미쳤습니다. 이에 주가는 9.56%나 폭락했습니다. IBM을 포함하는 다우 지수가 힘을 못 썼던 원인입니다. 또 실적 결과에 따라서는 앞으로 주가가 힘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이날 장 마감 후에 인텔, 스냅 등이 실적을 발표했는데, 월가 전망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또 기업들이 실적 발표 때 공급망 병목으로 인한 어려움을 언급하고 있지만, 아직은 투자자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예컨대 테슬라는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 부족, 항만 혼잡, 정전 등 다양한 문제가 최고 속도로 공장을 가동하려는 회사의 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습니다. 생활용품업체 피앤지(P&G)는 원자재 가격과 물류 비용이 상승하는 데 따라 2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공급망 병목 현상은 기업 실적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어서 지켜봐야 합니다.
이날 월가에서 화제가 된 뉴스 중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출범시키고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해 상장시키겠다는 발표를 한 것입니다. 이에 합병 상대로 지목된 스팩인 디지털 월드 애퀴지션(DWAC)의 주가가 한 때 400%나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DWAC의 주가는 이날 357% 상승 마감했습니다.
◇ 스멀스멀 오르는 금리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1일 연 1.68%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9일 연 1.65%를 기록하면서 연 1.6%대에 다시 올라섰는데, 어느새 연 1.7%를 위협할 정도로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 걸쳐 ‘뒤늦은 테이퍼링 발작’이라고 부를 정도로 갑자기 미국 금리가 연 1.3%대에서 연 1.6%대 초반까지 올라서 증시를 괴롭히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22일 끝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르면 11월 테이퍼링을 한다는 신호가 나오자 채권 시장에서 금리가 뛰었습니다. 그러자 테크주 등을 중심으로 주가가 요동을 친 것이지요.
금리 상승은 그간 테크주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테크주는 미래 수익이 많이 날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를 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미래 수익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연 1.75%까지 오르면서 증시 하락을 불러 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리가 올라도 테크주 주가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입니다. 당장 실적이 좋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더 많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금리 상승은 미 연준이 이르면 다음달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에 더해 연준의 태도에 매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 더 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파는 인플레에 대응하기 위해 돈줄을 죄어야 한다는 세력이고, 반대로 고용 회복을 위해서 돈줄을 계속 풀어야 한다는 세력은 비둘기파라고 부릅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병목 등의 이슈가 커지면서 인플레를 잡기 위해 돈줄을 조금씩 죄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에 출연해서 물가를 잡기 위해 내년 금리 인상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이미 지난 9월 FOMC 후에 나온 점도표에서는 18명의 참석자 중 9명이 내년 금리 인상을 전망했습니다.
보스틱 총재는 인터뷰에서 “늦은 3분기, 또는 이른 4분기”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보스틱 총재는 “고용 시장이 우리가 바라는 것처럼 빠르게 균형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지 않지만, 수요는 이미 매우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이런 조합은 앞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을 것이란 것을 의미하고, 이런 상황은 내년으로 갈수록 더 분명해질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더불어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 금리가 21일 -0.96%를 기록했습니다. 통상 국채와 물가연동국채의 금리 차이를 시장에서는 향후 물가 상승 전망으로 봅니다. 현재 그 차이가 2.64%로 10년여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그만큼 시장에서 인플레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 美 상장 중국기업의 운명은?
최근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인덱스가 상승세입니다. 이 지수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 98개의 주가로 구성된 인덱스입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13% 상승했는데, 이는 작년 6월 이후 월별로 따져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인덱스는 지난 2월 최근 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지난 6월 말 ‘중국의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중국 정부가 사이버 안보 위협을 이유로 디디추싱 조사에 나서고 빅테크 규제 이슈가 불거지면서 7월에 12.9%나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9월에도 헝다 사태 등이 이슈가 되면서 이 지수는 10.1%나 하락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인덱스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는 모습으로 분석됩니다. 중국 정부의 규제가 잠시 잠잠해지면서,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다는 말도 나옵니다. 중국의 사교육, 빅테크 등 각종 규제 이슈와 헝다 사태 등으로 큰 타격을 받았던 홍콩 증시도 최근 회복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의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 버크셔 헤더웨이 부회장은 최근 미국에 상장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주식 보유를 배로 늘리기도 했습니다. 알리바바는 나스닥이 아니라 뉴욕증권거래소에 ADR(주식예탁증서) 형태로 상장돼 있습니다. 멍거 부회장이 회장을 맡으면서 개인 포트폴리오로 관리하고 있는 데일리저널이 10월 초 공시한 바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데일리저널이 보유하고 있는 알리바바 ADR은 30만2060주였습니다. 3분기(7~9월)에 13만6740주를 추가로 매수한 것입니다. 3분기에 알리바바 ADR은 35%나 하락했는데, 보유 비중을 늘린 것입니다. 그런데 알리바바 주가는 10월 들어 19.8%나 올랐습니다.
그러나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 앞에 장미빛 미래가 열려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투명한 공시를 요구하면서, 미국의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퇴출시키겠다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 12월 미국에서 상장 외국기업들에 대한 회계감독기준을 강화하는 외국기업책임법이 통과됐습니다. 이법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한 외국기업은 외국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명해야 하고, 또한 3년 연속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회계 감리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 거래가 금지됩니다. 이미 회계 장부를 조작했다는 스캔들로 나스닥에서 퇴출당한 루이싱 커피 등 사례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법의 세부 규칙 등을 만들고 있는 SEC는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SEC는 만약 중국 기업들이 2021년 재무제표 등의 감사 업무에 미국 당국이 접근을 못하게 한다면 내년에 퇴출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미국에는 200여개의 중국 기업이 상장돼 있는데, 이들의 시가 총액은 약 2조 달러에 달합니다.
민감한 부분은 미국에 상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중국 IT 기업의 감사 자료에 회의 일지, 사용자 정보, 기업과 정부기관 간 이메일 내용 등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정부는 외국 정부가 자국 IT 기업의 데이터나 자료에 접근하는 것은 국가 보안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면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디디추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조사는 그래서 일어난 것입니다.
미국의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에 상장된 ADR을 홍콩 상장 주식으로 바꿔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하고, 실제 교환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미국 상장 중국 기업 중 홍콩에도 상장한 기업은 알리바바 등 15곳 정도 됩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에서 S&P500지수가 올 들어 55번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실적이 고꾸라지는 기업이 등장하면 주가는 여지없이 꺾입니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둘째, 미국 시장 금리가 스멀스멀 오르고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는 걸 언제 증시가 반영할 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앞서 금리가 오를 때 테크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떨어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금리 추이도 챙겨 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미국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들이 어떤 운명에 처하게 될지 관심이 높습니다. 미 증권 당국이 투명한 공시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기준을 못 맞추면 퇴출시키겠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한데 중국 정부는 자국 IT 기업들의 자료 제출에 부정적입니다. 미중 사이에 낀 기업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하시기 바랍니다.